美 바이러스 소재 논픽션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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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프리카 자이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해 전세계 매스컴이 야단이지만 미국에서는 그 전부터 에볼라 바이러스.레지오넬라균.HIV.한타바이러스 등 희귀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다양한 논픽션 작품들이 독자들의 꾸준한 인기를 끌고있다.
리처드 프레스턴의 『위험지대』(Hot Zone).로빈 헤니그의 『춤추는 자궁』(A Dancing Matrix).로리 가레트의 『다가오는 재앙』(The Coming Plague).스튜어트 레비의『항생물질의 역설』(The Antibi otic Paradox).스티븐 모스의『신생 바이러스들』(EmergingViruses』등.지난해부터 발간되기 시작한 이들 의학 논픽션중에서도 특히 에볼라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위험지대』는 지금까지 30여주 동안이나 뉴욕타임스 베 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현재의 에볼라 관심에 힘입어 지난주에는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위험지대』는 89년 미국 버지니아주 레스턴의 원숭이 사이에퍼진 에볼라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책.1976년 자이르에서 18명이 이 바이러스에 희생되었을 때와는 달리 미국내에서 에볼라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에 충격받은 독자들 의 비상한 관심을 업고 이 책은 발표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환자의 몸에 들어가 7~8일 잠복하면서 번식을 계속한다.잠복기간이 지나면 환자는 두통과발열.구토증세를 보이다가 얼굴에서 표정이 풀리고 눈알이 벌겋게충혈된다.몇시간 지나면 환자의 피부는 치즈처럼 흐물흐물해지고 붉은 반점이 생긴다.이 증세도 시작에 불과하다.
하루가 더 지나면 반점은 자줏빛 피멍으로 악화되고 얼굴의 연결조직들이 풀어지면서 일그러지기 시작한다.이어 핏덩이를 토하는데 간.신장.폐.손과 발의 피가 굳고 골이 녹기 시작하는 것이다.눈을 비롯해 신체 구석구석에서 피가 흘러나온다 .
막바지 단계에 이르면 환자의 신체가 「바이러스 수프」로 녹아버린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한마디로 이 바이러스에 비하면그 무섭다는 에이즈도 감기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는 『지구의 면역체계가 파괴되기 시작했다』고 결론짓고 있다. 『다가오는 재앙』은 에이즈.마르부르크병.라임병등 희귀질병을 최초로 발견했거나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와 과학자들의 입을 통해 이 질병들의 정체를 밝힌다.
아울러 미국 질병통제국(CDC)의 질병퇴치노력을 분석하면서 의료지식의 낙후성과 병원균 감시제도의 불완전함을 꼬집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의 바이러스 탐지예산은 연2만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춤추는 자궁』은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배경과 종류.구조.발병과정은 물론 뇌염에서 인플루엔자에 이르기까지 잘 알려진 바이러스의 특성까지 살피고 있다.
이번과 같은 희귀바이러스의 전염은 옛날에도 있어 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 틀림없다.중세의 흑사병 전염은 차치하더라도 40년대말 서부 아르헨티나에서는 농장조성을 위해 대초원을 베어낸 뒤 쥐같이 생긴 설치류가 괴바이러스를 퍼뜨렸다.
이어 50년대 말에는 볼리비아에서,70년대 말에는 브라질에서유사한 괴질이 퍼졌다.
신종바이러스가 퍼지는 이유는 기존 바이러스의 유전인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감염력에 변화가 생겼거나 강우량.기온등 자연환경의변화,열대우림의 개발등으로 바이러스가 인간사회에 새롭게 노출되는 경우등 대충 세가지로 분석된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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