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남부지역 12만명 ‘신도시’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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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군 남부지역인 금성·금남·고전면 일대가 2016년까지 인구 12만 규모의 신도시로 개발된다. <위치도 참조>

하동군은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에 속한 이 일대 1245만㎡ (380만평)를 ‘뉴 하동시’로 개발하기 위한 지질조사에 들어갔다고 9일 밝혔다.

뉴 하동시는 ▶갈사만 조선산업단지(629만6000㎡) ▶두우 관광·레저단지(260만7000㎡) ▶덕천 복합단지(255만4000㎡) ▶대송산업단지(99만2000㎡) 등 4개 단지로 나뉘어 개발된다.

갈사만 조선단지는 조선업체와 조선 기자재 업체들이 입주하는 신도시의 중심 산업단지다. 두우 관광레저단지는 골프장과 해양레저시설이 들어서며 덕천복합단지는 주거, 상업, 산업연구 시설이 자리잡는다. 대송산업단지는 금속과 전자 업체들이 입주한다. 이들 업체들에 4만여명이 일할 예정으로 가족까지 포함하면 12만명의 신도시가 생기게 된다. 기존 하동인구 5만5000명을 포함하면 하동 전체 인구는 17만5000명으로 예상된다.

사업주체는 대우조선해양㈜, 안정개발㈜, 삼성증권㈜ 등 8개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하동지구 개발사업단㈜이 맡는다. 1조5482억원으로 예상하는 사업비는 하동지구 개발사업단이 부담한다.

대부분의 대규모 개발사업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국비와 지방비를 확보, 직접 개발하거나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정부투자기관이나 지방공사 등이 대행개발자를 지정하는 방식으로 추진돼 왔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이런 규모의 개발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민이 개발에 앞장=신도시로 개발하는 곳마다 반대하는 현지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 하지만 이곳은 주민들이 기업체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 5일 하동실내체육관에서는 20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입주예정 8개 업체 임원들을 초청한 범군민 환영대회를 열 정도다. 이날 행사는 ‘미래의 꿈을 담아 희망의 열쇠를 돌려라’란 내용의 퍼포먼스와 레이저쇼를 통해 입주 예정 기업체들에게 환영의 뜻을 전달했다.

주민들이 이러한 환영은 이 곳에 1997년 현대제철,2004년 한진조선소가 들어오려다 포기한 선례를 반면교사로 삼았다. 개발소식에 들떠 있던 주민들이 두번이나 실망하면서 이번에는 적극적인 태도로 바뀐 것이다. 하동군도 입주예정 기업체들의 중도포기를 막기위해 거액의 공탁금을 예치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2003년 10월 전남 여수·순천·광양시, 경남 하동군 일원 등 88.98㎢가 지정됐다. 이후 전남지역은 개발이 진행된 반면, 하동지구(12.56㎢)는 토지공사가 2004년 3월 사업시행자로 지정됐으나 적극 나서지 않았. 이에 경남도는 빠른 개발을 위해 토지공사에 대한 사업시행자 지정을 2006년 12월 해지한 뒤 민간 개발 사업자 공모에 나서 대송산업개발과 하동지구개발사업단 주식회사를 선정했다.

“주민들 기득권 포기하고 기업체 유치 협조할 것”
하동지구 추종만 발전협의회장

“주민들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기업체 유치에 적극 협조할 것입니다.”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 발전협의회 추종만(67·사진)회장은 뉴하동시 개발을 보는 지역주민들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발전협의회는 토지 보상금을 올려 달라는 시위는 하지 않을 것이며 기업체들의 토지매입을 도와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협의회는 금성면내 15개 동·리의 이장과 사회단체 대표 등 70여명으로 구성됐다. 협의회는 3개면 주민 3500여명으로부터 기업체 유치서명을 보름만에 받아 관련기관에 보낼 정도로 주민들과 한마음이다. 지난 5일 열린 환영대회 행사비 4000여만원도 마을별로 자발적으로 거두었다.

그는 “현대제철과 한진조선의 유치 실패를 두번다시 반복 않고 지역을 꼭 발전시키겠다는 게 주민들의 뜻”이라고 전했다. 그는 “갈사만은 수심이 깊고 산으로 둘러쌓여 태풍영향을 적게 받는 조선업의 적지”라며 “광양제철과 하동화력발전소가 들어올때 어업권 보상까지 마쳐 개발이 순조로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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