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분석>5.서울시장후보 부인에게 들어본다-金南熙여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요즘 생활요.별로 달라진게 없습니다.손님 치레가 좀 늘긴 했지만….바깥 일은 선생님(남편의 오랜 교수생활 탓인지 그렇게부른다)이 알아서 잘 하시겠죠,뭐.』 초면에도 전혀 낯설지 않은 동네 할머니 같이 평범하면서도 내면에 전통적인 한국 여인의강인함이 배어있음을 단번에 느낄 수 있는 조순(趙淳)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부인 김남희(金南熙.64)여사.
집안 대소사는 자신이 거의 처리하지만 바깥 일만큼은 남편의 결정을 믿고 따랐다는 金여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번 서울시장 출마 결정만큼 남편이 숙고를 거듭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단다. 서울대 교수.부총리.한은총재 등을 두루 거친 趙후보지만 야당을 업고 선거판에 나서는데는 그만큼 고민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金여사는 趙후보가 3주간의 장고끝에 『나라를 위해 봉사할여력이 있는데도 가만히 있다면 그야말로 만용』이라는 말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가족들에게 밝혔을때 가장 뜨거운 격려를 보냈을 만큼 남편에 대한 신뢰는 대단하다.
金여사가 趙후보를 만나 결혼한 것은 48년.
金여사는 17세,趙후보는 20세였다.같은 강릉 출신으로 따져보면 사돈간이기도 한 이들은 趙후보의 외할아버지가 金여사를 손주며느리로 점찍어 결혼하게 된 것.당시만해도 상대방의 얼굴도 보지 않은채 어른들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보통인데도 趙후보는 이례적으로 서울에서 내려와 색시될 사람을 직접 만나보고 결혼을결정할 정도로 주관이 뚜렷했다고.
趙후보가 미국 유학생활을 하던 10년동안 金여사는 어린 네 아들과 함께 농군이나 마찬가지 일을 하면서도 얼굴 한번 찌푸린적이 없었고 특히 시어머님(64년 작고)이 1년 이상 투병할 때는 밥을 일일이 씹어 병 구완했던 얘기는 유명 하다.金여사는지금도 직접 호미를 들고 텃밭을 직접 돌볼 정도로 밭일이 몸에익었다. 「원칙이 확실하며 윗사람에게는 강하고 아랫사람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이」라는게 金여사가 평가하는 남편의 성품.전방에 배치돼 고생하던 셋째아들이 면회 온 趙후보에게 편한데로 옮겨달랬다가 『그럼 누군가가 여기에 와야되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하느냐』고 된통 혼났을 정도란다.
엄격한 유교집안에서 자라 학교교육을 받지않은 金씨는 그러나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진출을 제한받아서는 안된다』고 할 정도로 현대적인 여성관의 소유자.
『하루를 살더라도 노력하고 성실하게 살라』는 金여사의 가르침탓일까,지방에 내려가 있는 차남(42.소아과의사)과 막내(31.포항공대대학원 박사과정)를 제외한 장남(46.LG전자 상무)과 3남(39.사업)이 趙후보가 15년째 살고 있 는 봉천동 자택 근처에 함께 모여 살며 화목한 집안임을 과시(?)하고 있다. 〈金明煥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