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인도 집권黨 분열 라오總理 사임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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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방의회 선거 참패.경제개혁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로 사퇴압력에시달려온 나라시마 라오 인도 총리가 집권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19일 수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국민회의 당대회에서 당원들이 당수인 라오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며 전직 재무.외무장관출신의 黨원로인 나라인 두트 티와리를 새로운 당수로 선출하는 일대 반란을 일으켰다.
라오총리는 티와리를 해당(害黨)행위자로 선언,즉각 黨에서 축출하는 한편 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발표했지만 당내의 해묵은 불만과 갈등이 폭발한 이번 사태를 쉽사리 잠재우기는 어려울전망이다.
91년 암살된 라지브 간디 前총리의 대타로 총리에 기용된 라오 총리는 이후 민간화.개방화.자유화를 기치로 과감한 경제개혁을 단행,강력한 국가통제아래에서 침체일로를 걷던 인도경제를 살리는데 전력을 투구해왔다.
그러나 투자장벽의 철폐로 외국인 투자가 밀려오고 무역적자가 개선되는등 각종 경제지표에 靑신호가 들어오고 있음에도 불구,인도국민들은 경제개혁이 일부 부유층의 배를 불리기 위한 것일뿐 서민층의 빈곤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비난을 퍼 부어왔다.
인플레가 12%에 달했던 지난해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집권 국민회의당이 쌀값 인하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지방 군소정당들에참패를 면치 못한 것은 바로 그간 실시된 경제개혁이 빈곤추방으로 가시화되지 못한데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 된 심판이었다.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에 사로잡힌 국민회의당 내부에서 라오 총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불거져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였다.
〈申藝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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