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드 배케이션, 피 안 섞였어도 우리는 가족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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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 18면

★★★☆
감독
아오야마 신지
주연
아사노 다다노부
미야자키 아오이
오다기리 조
러닝타임 136분
개봉 예정 3월 13일

겐지(아사노 다다노부)는 중국에서 오는 밀항자 인수를 돕는 일을 한다. 겐지는 밀항선 안에서 아버지를 잃은 소년 아춘을 돌보기 위해 그를 데리고 도망친다. 마미야 운송에서 사장의 대리운전 일을 구한 겐지는 새 회사에서 버스 납치 사건의 피해자였던 고즈에(미야자키 아오이)와 사채업자에게 쫓기고 있는 고토(오다기리 조) 등을 만나고, 다섯 살 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와도 재회한다.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새드 배케이션’을 설명하는 데는 많은 방법이 존재한다. 일단 이 영화는 아오야마 신지의 ‘헬프리스’ 11년 뒤를 보여주는 이야기인 동시에 ‘유레카’의 후일담이다. 두 영화를 보지 못했다면, 보다 쉽게 ‘대체가족에 대한 상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위안하는 새로운 유사 가족관계에 정착한다. 그리하여 ‘새드 배케이션’은 치유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인간관계에서 생겨난 고통이 새로운 관계로 씻겨지고, 상처만으로 기억된 어머니는 애증을 뛰어넘는 존재로 재발견된다.

“가족 역시 어디선가 떠돌아다녔던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게 아닐까? 그런데 굳이 핏줄이나 이런 걸 따질 필요가 있을까?” 극중 대사에서처럼 ‘새드 배케이션’은 핏줄이 아닌 자신의 필모그래피로 엮여 있는 인물들을 시간이 지나서도 가족처럼 살뜰히 보듬는 아오야마 신지의 독특한 가족과 치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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