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있는카페>평창군 "감자꽃 필 무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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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실내에 들어서면 나무뿌리를 다듬어 만든 의자와 탁자가 공간을메우고 관솔을 깎아 만든 술병에서 송진냄새가 진하게 묻어 나오는 멋이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아늑함을 안겨준다.
운두령(1,089m)을 넘어 속사방향으로 31번 국도를 따라내리막길을 내려가다 보면 도로 우측으로 자그마한 초가집 두 채와 장승처럼 세워진 나무조각물이 반갑게 맞이 하는 곳이 카페「감자꽃 필 무렵」(강원도평창군용평면노동리.0374 ○336724)이다.
11년전 이곳에 정착한 주인 이석규(李錫圭.46)씨는 그동안산판에서 나오는 나무뿌리를 이용,조각을 하며 생활해 왔다.『정착 초기에는 길손들이 저의 작품을 구경하러 들어오기에 커피를 무료로 대접했지요.그러다가 이 분들이 다음번에 올 때 커피와 차를 사오기도 해서 작업장 일부를 개조,5년전부터 아예 차 파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며 처음 영업을 하게 된 동기를 말한다. 원래 건물은 약 1백50여년 된 강원도 특유의 너와집이었는데 지붕이 워낙 낡아 초가로 개조했으며 흙벽으로 꾸며진 실내에선 토속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현관밖에 그동안 이곳을 찾았던유명인사들의 이름이 문패처럼 걸려있어「감자꽃…」을 찾는 이들의면면을 눈여겨 볼 수 있다.여기에 주인 李씨가 직접 장구로 박자를 맞추며 부르는 가락소리는 분위기를 더욱 편하게 해준다.
「감자꽃…」에서는 커피와 마가목차등 두가지만 팔며 값은 2천원이다.李씨는『예부터 송주(松酒)는 신경통과 혈액순환계통에 특효가 있다』며 『여기 관솔주병은 나무통속에 소주를 넣어 10분만 지나면 송주가 될 정도로 송진 냄새가 진하다』 고 자랑이 대단하다.
평창=金世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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