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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발렌타인 챔피언십 출전차 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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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7일 오전 귀국한 최경주가 아마추어 골퍼에게 원포인트 클리닉을 하고 있다. [영종도=뉴시스]

‘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가 7일 오전 6시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13일 제주도 핀크스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유러피언 골프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비행기 타고 오면서 곰곰 생각해 봤습니다. PGA 투어에서 7승이나 했다는 게 나 자신도 믿어지지 않더군요.”

공항을 나선 그는 곧바로 인천 영종도의 한 식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먹고 싶었던 갈비를 실컷 뜯었다고 했다.

근처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그는 오전 10시30분 SKY72 골프장 드라이빙 레인지로 자리를 옮겨 팬들과 만났다. 한 아마추어 골퍼가 지난달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8강전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대결한 소감을 묻자 “우즈는 이제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하는 친구”라며 “경기를 마친 뒤 ‘꼭 우승하길 바란다’고 말해줬다. 결국 우즈가 우승했는데 나중에 내게 한 턱 내야 할 것”이라며 웃었다.

또 다른 팬이 골프 가방에 태극기를 새긴 이유를 물었다.

“해외 교포들은 내 골프백에 새겨진 태극기를 보면 ‘전기가 찌릿찌릿 오는 느낌’이라고 하더군요. 미국에서 활동하면서도 조국을 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서 기부도 많이 하고, 불우이웃도 도우려고 노력합니다.”

그는 지난 1월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고 희생자를 위해 3억원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 귀국에 맞춰 부스러기 사랑나눔회에 6만 달러(약 5700만원)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했다.

팬들과 간단히 대화를 나눈 최경주는 아마추어 골퍼들을 대상으로 1대1 레슨을 했다.

“백스윙 톱에서 그립 상태는 자동차의 베어링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힘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그립이 흐트러져선 곤란하지요.”

“골프 스윙은 걸음걸이와 같습니다. 보폭이 일정하듯 골프 스윙 역시 항상 똑같아야 합니다.”

적절한 비유를 곁들인 최경주의 설명에 아마추어 골퍼들은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최경주는 예정 시간을 30분이나 넘겨 가면서 레슨을 계속했다. 최경주는 9일 온누리 교회에서 집사 안수를 받은 뒤 제주로 내려가 샷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영종도=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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