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계, 한국기업에 관심 커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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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5~6일 일본 도쿄에선 첫 한국 기업 공동 투자설명회가 열렸다. 일본 금융업계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행사를 주도한 UBS증권 한종연 전무(41·사진)는 “이명박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일 간 투자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사도 한국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보기 시작한 일본 투자자들의 적극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 금융회사들이 한국 기업의 채권을 사고 싶어도 이름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일본 투자자들이 알고 있는 한국의 기업이 삼성전자와 포스코 정도라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런 무관심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관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행사 첫날에는 일본에서 가장 많은 금융자산을 굴리고 있는 우정은행(유초)을 비롯해 미쓰이쓰미토모·미즈호·리소나·아사히라이프 등 50여 개의 대형 은행·보험·투자신탁회사가 참가했다. 한국에선 우리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농협중앙회 등 금융회사 4곳과 주택공사·수자원공사·한국수력원자력발전 등 공기업 3곳이 참석했다. 대전광역시와 신세계 등 지자체와 기업도 설명회에 나섰다.

한 전무는 “일본 투자자들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며 “한국에도 이렇게 크고 틀이 잡힌 은행이 있는 줄 몰랐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과 대전광역시에 대해 설명을 들을 때쯤에는 투자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개별상담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번 설명회의 영향으로 한국 기업이 일본에서 엔화 표시 채권으로 조달해 오는 사무라이펀드 규모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한 전무는 “일본의 사무라이펀드 시장은 지난해 2조2000억 엔 규모로 이 중 한국 기업이 조달한 규모가 3000억 엔으로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조달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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