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건강백과>식사습관-무절제한 식습관 건강해치는 주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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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마누라 죽이기』라는 영화도 있었지만 美하버드大의 한 교수가「남편을 일찍 죽일 수 있는 10가지 방법」을 제시해 관심을 끈 적이 있다.물론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그중 5개가 식사와 관련된 것.예컨대 술과 달콤한 과자,그리고 지방질이 풍부한 음식을 권하고 음식에는 소금을,커피에는 설탕을 듬뿍 치라는 것이었다. 식사습관은 곧 질병과 연결되기 때문에「가족의 건강은 주부의 시장바구니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직장인 M(32)씨.결혼 3년째지만 아침을 제대로 먹고 출근한 적이 없다.허둥지둥 차를 몰고 나오지만 러시아워에 담배부터피워 문다.자리에 앉자마자 자판기 커피 한 잔,서류 속에 파묻혀 있다 속이 쓰려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속도 풀 겸 점심은 얼큰한 김치찌개에 공기밥 하나 추가.오후엔 식곤증을 이기기 위해 커피 한 잔과 콜라 한 잔.그리고 퇴근 후에는 다시 거래처직원들과 3차까지 가는 술.1주일이면 3~4일을 이렇게 무절제하게 생활하는 M씨의 중년기 건강은 어떠할까.
우선 아침 결식.혈당치 저하로 집중력 저하,무기력은 물론 점심과 저녁의 과식.야식으로 이어져 위장병은 물론 영양소의 불균형에 따른 빈혈.지방간 등을 초래할 수 있다.특히 뇌활동의 에너지원은 포도당이기 때문에 머리를 많이 사용하는 학령기 어린이와 샐러리맨에게 아침 결식은 금물.
자가운전은 운동부족에 의한 비만을,그리고 스트레스는 신경성 위염 및 위궤양과 직결된다.
다음은 얼큰한 김치찌개와 폭식.짜고 매운 자극성 음식과 결식후 과식은 고혈압과 위.십이지장 궤양,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마지막으로 과음과 기름진 안주는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과 위장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알콜이나 약물 등 인공물질은 분자량이작기 때문에 위벽 보호막을 거침 없이 통과해염증을 야기하고 지방의 과다섭취는 혈관에 노폐물을 쌓아 성인병을 야 기한다.결국M씨는 당장 위.십이지장 궤양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장기적으로는 고혈압.협심증등 관상동맥질환은 물론 암에 걸릴 확률도 높은 셈이다.
그렇다면 M씨가 건강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려면 어떤 식생활로 돌아가야 할까.
상식적인 얘기 같지만 우선 다섯가지 기초식품군으로 균형식을 해야 한다.탄수화물과 지방은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단백질과 칼슘은 근육과 뼈 등 몸의 구성 성분으로,무기질과 비타민은몸의 생리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물질로 반드시 매일 일정량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필요량은 아침.점심.저녁으로 나눠 1:1.5:1.5비율로 고르게 먹고,단백질은 1일 1회 이상,채소류는 3백g,과일은 1백g 이상,식염은 10g 이하 섭취하며 설탕은 가능한 한 먹지않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탁에서의 자세.아이의 평생건강을 결정짓는식사습관은 부모의 식사습관을 보고 배우게 되는 식탁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어른 스스로 인식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高鍾寬기자〉 ◇도움말=대한영양사회 서은경(徐恩京)회장,순천향의대 가정의학과 조주연(趙柱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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