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기>달라져야 할 의사선택 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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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저-,아가씨가 환자 보나요?』 『아가씨라뇨?』 『그럼 아줌만가? 딴 남자 선생님은 없어요?』 젊거나 젊어 보이는 여의사가 진료하는 진료실 입구에서 종종 듣는 보호자와 간호사간의 대화다. 세계화와 그에 따른 무한경쟁 시대가 이미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저변에 깔린 장유유서(長幼有序)와 남존여비(男尊女卑)사상은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요구하는 분야에도 적용된다.이런 현상은 특정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분야보다 사회 의 각계각층을 대해야 하는 분야에서 더 심하다.물론 병원도 예외는 아니다.양질의 의사에게 최선의 진료를 받고자 하는 것은 환자의당연한 권리다.문제는 판단기준이다.의료는 매우 전문적인 분야라해당분야의 전문가도 진료행위에 대한 정확 한 질평가를 하기가 쉽지 않다.일반인들이 진료외적인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일반인들의 대표적인 평가기준은 나이와 성별이다.나이든 남자 선생님이라야 왠지 경험도 있고 믿음직스러워 보여 자신이나 가족의 질병을 맡길만하다는 것.그 결과 개인중소병원 원장들이 고용하는 봉직의에게 주는 급여기준 주요항목이 나이와 성별인 경우가많다. 좋은 의사의 기준을 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성실한 태도와 생명존중의 마음,의사로서 받아왔던 교육과 그간의 경력 등이 환자치료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데는 이의가 없다.
어떤 직종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좋은 결과를 내는 요소 와 평가받는 기준이 다를 때 종사자들은 평가받는 기준을 중요시 할 수밖에 없다.
환자를 진료하고 대하는 태도와 실력이 가장 우선돼야 할 의사의 평가 기준이어야 할 것이다.
나이와 성별로 의사를 평가하는 관례가 국민의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남존여비와 장유유서의 불합리한 편견이 없는 환자야말로 양질의의사에게 최선의 진료를 받을 자격이 있는 선진화한 환자일 것이다. 黃世喜〈本紙의학전문기자.醫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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