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톱>쇼생크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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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하루하루 사는 게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다고 생각될 때,이럴때 가장 억압된 삶을 살고 있는 곳을 상상해보면 어떨까.
무고한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교도소에 들어간 젊고 유능한 은행원이 바로 당신이라면.
『캐리』『미저리』의 공포소설작가 스티븐 킹의 원작을 토대로 만든 영화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은 인간에 대한 억압과 폭력,그리고 자유와 희망을 그리고 있다.
아내와 정부를 살해한 혐의로 수감된 은행간부 앤디(팀 로빈스扮)는 교도소내 야만적 폭력에 시달리다 간수들의 재정자문을 계기로 교도소 생활과 타협한다.그는 도서실 확장에 삶의 의미를 두며 죄수들에게 새 바람을 불어넣는다.그런 앤디를 물심양면으로돕는 레드(모건 프리먼扮).
어느날 앤디의 무죄를 입증해줄 좀도둑 토머스가 나타나고 교도소장은 자신의 검은 돈을 세탁해온 앤디의 입을 막기위해 토머스를 살해한다.
절망한듯 보이던 앤디는 19년간 은밀히 진행해온 자신의 「의지」를 실행에 옮기고 그를 괴롭히던 모든 인물들은 응분의 보상을 받는다.
앤디의 감방벽에 붙어있던 여배우 포스터가 리타 헤이워드에서 마릴린 먼로로,다시 라켈 웰치로 바뀌는 것을 무심히 보아넘긴 관객들은 절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다.
앤디가 동료 죄수들에게 베푼 시원한 맥주,죄수 전원을 부동자세로 만들 정도로 넋을 빼놓았던 여성 가수의 아리아(피가로의 결혼)는 「자유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인상적 장면.
『허드서커 대리인』의 팀 로빈스와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파워 오브 원』의 모건 프리먼의 탄탄한 연기가 돋보이고 무수한조연들의 열연도 짜임새 있다.
올해 아카데미상 7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포레스트 검프』에 밀려 하나도 수상하지 못했다.그러나 「좋은 작품이 꼭 수상작은 아니다」라는 명제를 증명해주는 영화.
극중 앤디의 독백은 이 어수선한 세상을 사는 우리들이 새겨 들을만한 잠언이기도 하다.『희망은 좋은 것,좋은 것은 사라지지않는다.』 〈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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