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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1700만분의 1 확률 … 한 홀 랑데부 홀인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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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보통 1만2000분의 1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동반자 2명이 같은 홀에서 나란히 홀인원을 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미국의 골프다이제스트는 이런 ‘랑데부 홀인원’이 일어날 확률을 1700만분의 1로 추산하고 있다.

2일 전남 순천의 파인힐스 골프장에서 믿기 힘든 ‘랑데부 홀인원’이 나왔다. 아마추어 골퍼 2명이 같은 홀에서 잇따라 홀인원을 했다는 이야기다. 기적의 주인공은 이 골프장 회원 설인택(51)씨와 그가 초청한 문광식(46)씨.

랑데부 홀인원이 나온 건 힐스 코스 3번 홀(파3·130m)이었다. 설씨가 8번 아이언을 잡고 티샷한 공은 그린 위를 두 차례 구르더니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설씨와 동반자들이 목청이 터져라 환호성을 지른 것도 당연했다. 다음엔 동반자 문씨 차례. 문씨는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7번 아이언을 힘차게 휘둘렀다. 깃대를 향해 똑바로 날아간 공이 또다시 홀 속으로 사라진 건 순식간이었다. 불과 1분도 되지 않는 사이에 일어난 기적 같은 일에 다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첫 홀인원의 주인공 설씨는 구력 10년에 핸디캡 17 안팎의 보기 플레이어. 둘째 홀인원 주인공 문씨는 구력 3년에 100타 내외를 치는 초보 수준이었다. 홀인원 덕분인지 이날 두 사람의 스코어는 평소보다 훨씬 좋은 편이었다. 설씨는 84타를, 문씨는 92타를 기록했다. 두 사람 모두 생애 첫 홀인원이었다.

국내에서 랑데부 홀인원이 나온 건 3년 만이다. 2005년 4월 경기도 용인 레이크힐스 골프장 루비 코스 7번 홀에서 이런 진기록이 나왔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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