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육청 恩師찾아주기 운동 성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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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선생님,저 정숙이예요.중학교에 가지 못하고 버스안내원을 하던 그 제자예요.선생님 덕분에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아,그래 너로구나.그때는 안타깝기 그지 없었는데 꿋꿋하게 잘 살고 있다니 더할나위 없이 고맙구나.』 스승의 날(15일)을 앞두고 옛 은사를 찾아뵙거나 연락하고 싶어도 연락처를 몰라 애태우는 사람들에게 스승의 연락처를 알려주기 위해 5월 한달동안 전국 시.도 교육청과 지역교육청이운영하는 「스승 찾아주기 창구」가 한창 붐비고 있다 .
은사 연락처를 수소문하는 제자들이 전국 1백90개 교육청마다하루 10~20명에 이르고 애틋한 사연을 가진 사제 상봉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81년 서울중계국교를 졸업한 고정숙(高貞淑.28.주부)씨는 서울시교육청의 주선으로 1일 가슴속에 영원한 스승으로 간직해 왔던 서세현(徐世鉉.63.화계국교)선생님과 통화가 이뤄지는 순간 왈칵 눈물부터 쏟았다.
집안 형편상 중학진학을 포기해야 했을 때 『지금의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니다.좌절하지 말고 정직하고 모범되게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말로 어린 高씨를 위로해 주던 6학년 담임 徐선생님.
비록 대학진학은 못했지만 이를 악물고 독학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한 것은 물론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된 것도 모두 그런 徐선생님의 덕분이라고 생각해온 高씨였기에 이날의 만남은 단순한 반가움을 넘어선 감격 그 자체였다.
78년 마산무학국교를 졸업한 박영배(朴永倍.31.광명시소하동)씨도 이달초 스승찾아주기 창구를 통해 6학년때 담임이었던 김흥수(金興洙.53.청계국교)선생님을 찾았다.
엄격했지만 깔끔하고 자상했던 金선생님은 늘 『어디서든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말을 들려주었고,그런 金선생님을 존경했던어린 朴씨는 『결혼을 하게 되면 金선생님을 주례로 모시겠다』는다짐을 하곤 했었다.
중학교 1학년때 서울로 전근간 金선생님을 찾기 위해 사설 심부름센터에 의뢰하는 방법까지 생각했었다는 朴씨는 어릴적 소원대로 오는 21일 오매불망 찾던 金선생님을 주례로 모시고 결혼식을 올린다.
91년부터 운영된 「스승 찾아주기 창구」는 지난해 1만8천3백57건의 접수를 받아 86.7%인 1만5천9백8건의 연락을 성사시켰으며 올해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 창구 전화번호는 (3999)336(초등),358(중등).
〈金南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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