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627향해뛴는사람들 12.民選 충남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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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종필(金鍾泌)총재에게 충청권의 선거결과는 「초라한 정계은퇴냐,화려한 회생이냐」를 결정하는 처절한 승부수다.따라서 그의 노림수는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민자당으로서는 「JP 출당(黜黨)」으로 중부권의 뇌관을 건드린 셈이다.자민련측에 서 가장 자신하는 곳은 충남.민자당의 조직표와 자민련 바람표의 한판 맞대결이 기대된다.
中央日報 여론조사팀은 8일 「민선충남지사」에 대한 전화조사(충남 유권자 1천5백95명)를 실시했다.야당의 바람이 드센 곳에 여당이 흔히 내세우는 전략은 인물대결 구도로 싸움판을 짜는것.그러나 이도 충남에서는 무용지물일 듯싶다.
민자당후보로 확정된 박중배(朴重培)前충남지사와 자민련의 심대평(沈大平)前지사의 경력이 화려하기는 마찬가지고,두 후보 모두「지역일꾼」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민자당이 민주계인 박태권(朴泰權)前지사를 도중하차시키면서까지 정통관료를 낙점한 것이 어느 정도 주효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5월8일 현재 朴씨와 沈씨가 단둘이 붙게 되면 沈씨에게 승산이 있을 것이 예측된다(가상대결 1).
민주당은 초반부터 열세를 인정한듯 별 움직임이 없다.유일하게대안으로 거론되는 장기욱(張基旭)의원도 입장을 정하지 못한 채현지기류만 탐색하는 정도.만약 張의원이 출사표를 던지게 되면 판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상대결 2 ).
朴씨는 張의원의 출현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朴씨의 경우 가상대결1,가상대결2에서 24.6%,22.6%의지지표를 확보하고 있다.여당의 고정표라고 해석된다.이지역 여당고정표의 규모가 짐작된다.
張의원은 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에서도 12.9%정도의 지지자는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충남은 약 20%정도의 야당표는 존재하는 지역으로 판별된다.14대 대선때 김대중(金大中)후보의 득표율은 27.9%,14대 총선때 민주당의 득표율은 19.8%였음도 이 지역의 야당세를 입증한다.
가상대결2의 판도에서는 沈씨의 지지가 가상대결1에 비해 떨어지는데,이는 張씨에게로 표가 분산되기 때문으로 보인다.이러한 조사결과는 민주당의 출마가 민자당보다는 같은 야당인 자민련에게불리하게 작용하리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그렇다면 가상대결2의 구도에서 沈씨의 입지는 약해질 것인가.
『아니다』로 판단된다.속마음을 숨기고 있는 유동층 37.7%는 이 지역 민심을 파악해 볼 때 沈씨의 편일 것이라는 것에 이론을 달기 힘들다.
이 지역의 민심은 JP에게 있다.
충남도민들이 당선할 것으로 보는 후보는 누구인가.예상밖으로 朴씨(28.9%)와 沈씨(29.4%)의 당선가능성이 얼추 비슷하다.그러나 외적으로 나타난 조사결과만으로 민자당이 낙관하기는힘들 것으로 보인다.약 30~40%의 유권자가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충청도민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심성이 그대로 나타난다.그러나 민심을 살펴보면 유동층이 결코 민자당편이 아니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된다.
지난 1월5일 김윤환(金潤煥)정무1장관은 「정치인 70세 정년론」을 펼쳐 묘한 파장을 자아냈다.金장관의 발언은 당시 JP의 69세라는 나이와 민자당대표라는 당내 위상과 맞물려 金총재의 마음을 적지 않게 불편하게 만들었다.충남민심은 과반수가 『아직 JP가 정계를 은퇴할 시기가 아니다』고 말한다(56.2%).또한 70.4%가 이번 「6.27 선거」에서 JP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절반을 웃도는 유권자가 현재도 「JP바람」이 불고 있고(52.9%),「6.27 선거」에서도 불 것이라고 예견한다(57.0%).민자당으로서는 악전고투(惡戰苦鬪)를 해도 충남에서 JP벽을 뛰어넘기는 힘들 것으로 느껴진다.
「자민련 공천=당선」일 것이라는 등식에도 61.5%가 공감한다.또한 「자민련 공천=당선」으로 선거결과가 나와도 바람직한 결과라는 평가가 50.5%다.정치인중 金총재의 지지도가 가장 높고(29.5%),자민련의 지지도도 타당에 비해 높다(12.3%). 金총재의 『지역할거주의라고 하지만 정당이 지역에 근거하지 않는다면 생명력 없는 나무와 같다』는 지론이 이 지역에서 그대로 입증된다.그는 또 『정치는 현실이다』는 화두도 던졌다.
金총재는 이번 선거에서 표로써 그의 건재를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충남 민심은 적어도 金총재의 반대편에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이번 「6.27선거」는 우리 정치가 여전히 「3金정치」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무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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