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MB 측근 방통위장 안 돼” 한나라 “인사 문제삼기 도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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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명박 대통령이 초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최측근인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을 지명하자 야권이 반발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3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지난해 대선 당시 이른바 (이명박 캠프) ‘6인회의’의 일원을 방통위원장에 임명해 이 기구를 정치적 목적 아래 권력 기관화할 것이란 예측을 주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이 정부는 출범 초부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인사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며 “대통령은 재고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코드인사라는 얘기를 들었던 노무현 정부도 출범 초 KBS 사장에 서동구씨를 내정했으나 노 대통령의 언론특보였다는 이유로 비난이 일자 거둬들였다”며 “최 후보자에 대해 여러 차례 교체 요구를 했는데도 밀어붙이기식 인사를 강행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를 상대로 강도 높은 검증 공세에 나설 예정이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최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심복으로 방통위의 독립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케이블TV의 날’ 기념식 축사를 통해 “방송통신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만든 것은 권력이 언론·방송을 장악하거나 감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송통신을 국가 발전의 전략적 어젠다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도 “새로 출범하는 방통위의 중요성을 감안해 언론계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내정한 것”이라며 “야당이 사사건건 문제를 삼는 게 도를 넘었다”고 반박했다. 나 대변인은 “보기에 따라서는 야권이 자신들에 의해 장악됐던 일부 방송을 국민에게 되돌려 주길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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