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 경기지사 競選 어떻게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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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자면 서울에서는 왜 홍사덕(洪思德)의원을 시키지 않았나.』 8일 총재단회의를 마친 이기택(李基澤)총재는 굳어진 얼굴로 기자들에게 완강한 입장을 재확인했다.여론조사로 후보를 선택하자는 동교동계 권노갑(權魯甲)부총재의 제의를 일축한 것이다.
權부총재가 한 사설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보니 이종찬(李鍾贊.
종로)고문은 민자당의 이인제(李仁濟.안양 만안)후보에게 8.1%차로 이길 수 있는데 다른 후보들은 모두 졌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비주류까지 합세해 당선가능성을 내세워 李총재의 재고(再考)를 요구했다.지방선거와 관련해 金이사장측에 적극협조하고 있는 김상현(金相賢)고문은『경기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종찬고문이 유리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 이라며 李총재의 결단을 촉구했다.김원기(金元基)부총재도 계파차원의 문제로 보지 말라고 요구했다.
李총재는 공개 논의가 오히려 상황을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며서둘러 논란을 끝냈다.
이 문제가 처음부터 계파간 이해대립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李총재측이 외부 영입을 추진했고,그것이 실패하면서 양측에서 서로다른 후보를 내세운 것이다.
동교동측의 대세몰이에 밀린 李총재측은 이제와서 입장을 바꿀 경우 굴복하는 인상을 주게된다며 동교동측 일처리 방식 때문에도번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서울시장후보나 전남지사후보,사무총장문제등 무슨일이나 총재를 허수아비로 만드는 방식 으로 추진하고있다는 불만이다.
동교동측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 7일 저녁에는 이종찬고문이 직접 李총재를 찾아가 협조를 요청하는 형식도 갖췄지만 李총재는 『이미 너무 늦었다』며 거절했다.
동교동측은 장경우(張慶宇.안산-옹진)의원을 사퇴시키는 것으로李총재를 직접 공략하는 것을 피하려 했지만 張의원도 李총재의 지시에 고무돼 李고문과의 일전(一戰)까지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李고문이 정치행보를 같이해온 고교후배인 張의원과 경합을 벌이는 것도 정치적 상처를 입게돼 선택하기 어렵다.
동교동측은 마지막으로 후보등록을 마친 안동선(安東善.부천원미)의원을 당선시켜 李고문으로 바꿔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그러나 安의원도 전남지사 경선이후 동교동 가신들의 태도에 불만을보이고 있다.더구나 편법을 쓸 경우 본선에 영향 을 미칠 수도있어 이마저 선택하기 힘들다.
당헌상 당내 경선을 하게돼 있고,이미 후보 등록마감이 끝난 상태여서 李총재가 버티면 번복은 어렵다.
李총재는 이날 강원지사 후보 추대대회가 열린 강릉에서도 기자들에게 『장경우의원이 사퇴할 가능성은 0.001%도 없다』며 결연한 태도를 보였다.따라서 동교동측은 전남에 이어 또다시 상처를 입게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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