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순네쇼핑일기>가격파괴점 싼맛에 현혹 충동구매 금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지난 2일 그랜드백화점이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매장 그랜드마트가 서울 화곡동 강서구청 네거리에 문을 열었다.
이달엔 어린이날 외에도 가족들의 생일이 겹쳐 선물 살 일이 유난히 많다.때마침「가격파괴형 할인매장」이 또하나 생긴다니 반가웠다.회원제가 아니므로 회비 부담도 없고 카드결제도 가능해서편리할 것 같아 개장 첫날 오전에 들렀다.
1층에는 주차장과 제과점및 신변잡화를 파는 가판대가 설치됐고2층에는 식품과 생활용품,3층에는 주방.전기.전자.인테리어.문구.완구.의류.스포츠.레저용품이 구비돼 있었다.
통로가 비좁아 쇼핑 수레를 밀고 오가는데 불편하긴 했지만 상품구색은 기대했던 것보다 고루 갖춰져 있었다.같은 품목이라도 여러 업체의 제품이 구비돼 선택의 폭이 넓었다.
판매단위도 다양해 쓸데없이 많이 사야 하는 불이익도 적었다.
예를 들면 스카치테이프의 경우 낱개.2개.5개들이 포장이 돼있어 필요한 만큼만 살 수 있었다.그러나 계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은 문제였다.
3층에서 구입한 품목중 의류.침구.수예.CD.LD.게임기.서적 등은 3층에서 물건값을 치렀더라도 2층 계산대에 가서 다시확인을 받아야 했다.어차피 2층 계산대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계산하려는 사람들이 2층 식품매장으로 몰려 발디 딜 틈조차 없었다.식품매장에서는 물건을 고르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지루하게 함께 줄서있던 40대 아주머니가 말을 붙여왔다.
『다음에는 혼자 오지 말고 아는 사람과 같이 와요.한사람은 줄서고 다른 한사람은 쇼핑해 번갈아 왔다갔다 하면 시간이 절약되잖우.』 아주머니 말이 대단한 지혜처럼 귀에 쏙 들어왔다.계산을 위해 줄서 기다린 시간만 1시간40분이었으니까.
하지만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다시 곰곰 따져봤다.싸다는 것에현혹돼 충동구매를 하거나 불필요하게 큰 묶음을 구입하면 할인점을 이용해도 손해.과소비라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