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C 고철로 만든 함정‘뉴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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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에이번데일에서 공식 명명식이 거행된 이 강습상륙함(AAS)의 이름은 ‘USS 뉴욕’. 이 함정의 뱃머리는 9·11 테러로 무너진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현장에서 나온 7.5t의 고철을 녹여 만들었다. 국력을 더욱 굳건히 해 이 같은 참사를 절대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이 담겨 있다. 뱃머리에 붙인 방패 모양의 회색 배너에는 ‘절대 잊지 말자(NEVER FORGET)’란 문장과 함께 쌍둥이 빌딩을 상징한 두 개의 창이 달려 있다. 함장도 뉴욕 출신이 임명됐다. 명명식에는 9·11 테러 희생자들의 유가족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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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당시 이 배는 건조 계획만 있었을 뿐 이름이 없었다. 이를 안 조지 파타키 당시 뉴욕 주지사가 이 배에 ‘뉴욕’이란 이름을 붙여 달라고 미 해군에 요청했다. 그러나 핵잠수함에만 주(州) 이름을 붙이는 것이 해군의 원칙이었다. 그래서 미 해군은 난색을 표했지만 결국 9·11의 특별한 사정을 인정해 ‘뉴욕’이란 이름을 채택했다.

이 배는 적지에 다가간 뒤 탑재한 헬리콥터를 이용해 해병대 병사와 군사장비 등을 상륙시키는 게 주 임무다. 길이 200m, 폭 30m에 2만5000t인 이 배는 선원 360명 등 1000여 명을 싣고 항해할 수 있다. 올해 최종 마무리를 끝내고 내년에 정식 취역할 예정이다.

한편 이 배를 만든 노스롭 그럼먼은 건조 과정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집과 재산을 잃은 루이지애나주 수재민들을 대거 고용해 또 다른 화제를 낳았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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