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황색 테러’ 개학날 덮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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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기상청 유희동 예보관은 2일 “중부지방에 저기압이 버티고 있는 바람에 중국 산둥반도에 위치했던 황사 띠가 남과 북 두 갈래로 분리돼 한반도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쪽으로 분리된 황사 띠가 남부지방으로 들어오면서 매우 강한 황사가 나타났고, 북쪽 띠는 북한지방을 지나가면서 서울·경기지방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낮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2일 황사주의보가 발효된 전북 전주 시내가 뿌옇다. 이날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관측된 황사는 3일 한반도 전역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봄엔 예년에 비해 황사가 오는 날이 더 많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전주=연합뉴스]


기상청은 저기압이 통과하고 바람이 북서풍으로 바뀌는 이날 밤부터는 중부지방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해 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 황사가 처음 관측된 흑산도·홍도에 황사주의보를 내렸다. 오후 1~4시에는 호남·충청지역과 대구·경북지역에도 황사주의보를 발표했다. 대구·광주·충북·전남에 내려졌던 황사주의보는 황사경보로 대치됐다.

오후 4시 광주시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농도는 평상시의 20~30배 수준인 ㎥당 133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까지 치솟았다. 추풍령에서도 1291㎍까지 관측됐다. 오후 9시에는 대구지역에서도 1268㎍에 이르렀다. 황사경보 발령 기준은 800㎍, 황사주의보 발령 기준은 400㎍이다. 

◇올봄 황사 잦고 강하다=해마다 황사가 빈번해지고 있다. 연간 서울지역 황사발생 일수는 평년값(1973~2000년 평균)이 3.6일이지만 최근 10년 동안에는 평균 8.2일씩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도 8일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상대에서도 올해는 예년에 비해 중국 북부지방에서 불어오는 봄철 황사가 더욱 거세고 많아져 한반도에도 황사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일 황사가 불어닥친 베이징(北京)과 톈진(天津) 등 북부지방에서는 시민들이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하면서 피해에 대비했다.

중국 기상전문가들은 지난달 초 춘절(春節·설)을 앞두고 50년 만에 최악의 폭설이 내리는 등 이상 기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라니냐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이런 이상 기후는 여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사는 지표면의 원인물질과 이를 실어나를 찬 공기 때문에 발생하며, 올해는 원인물질보다 찬 공기의 영향이 황사 발생을 자극할 것이라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강찬수 기자,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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