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금리 뚝뚝 떨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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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난해 말 하루가 다르게 치솟던 금리가 올 들어서는 연일 떨어지고 있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금리가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마찬가지다. CD금리는 1월 15일 5.89%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달 29일에는 5.19%로 떨어졌다. 한 달 반 사이에 CD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던 지난해 8월 중순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기존 대출자들은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1억원을 빌렸다면 한 달 반 사이에 연 70만원의 이자를 아낄 수 있게 된 셈이다.

예를 들어 기업은행은 이번 주 초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를 지난주 초보다 0.04% 내린 연 6.10~7.74%를 적용한다. 금리가 정점을 이뤘던 1월 중순에 비해 0.81%포인트 떨어졌다.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은 연 5.85~7.45%로 같은 기간 0.7%포인트 인하했다.

금리 하락기에는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금리 변동 주기도 짧게 가져가는 게 원칙이다. 은행권에서 파는 대출 상품은 보통 금리 변동 주기가 3개월·6개월·1년 등으로 다양하다.

다만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것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중도상환 수수료 등을 내고 나면 자칫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금리를 갈아타려면 우선 상환액의 1~2%에 해당하는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여기에 대출 은행까지 바꾸면 대출금 1%에 달하는 설정비·인지대 등 추가 수수료도 부담해야 한다. 1억원을 빌렸는데 중도상환 수수료가 1%라면 100만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리 하락 속도는 둔화되겠지만 당분간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금리를 부른 주요 원인인 미국 경기 침체의 여파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한다면 시중 금리는 더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저금리 기조가 얼마나 갈지는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신규 대출자가 10년 이상 장기 대출을 받으려면 위험이 큰 변동금리 대출보다는 장기 고정금리 대출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 대표적 고정금리 상품인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은 10년 만기 기준으로 금리가 연 6.75%다. 여기에 근저당 설정비와 이자율 할인 수수료를 부담하면 6.55%까지 떨어진다. 다만 무주택자 또는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집값이 6억원 이하일 때만 대출받을 수 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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