秘境찾아 산길을 달린다 지프여행 "새로운 희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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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어머! 이렇게 아름다운 비경이 아직도 남아있네요.』『와! 시원하다.물도 깨끗하고 공기도 맑고 사람도 별로 없으니 올 여름 휴가철에는 이곳으로 캠핑을 와야겠네.』 4월의 마지막 일요일인 30일 오전,지프를 타고 흙먼지가 폴폴 나는 비포장도로를따라 강원도 오대산자락 깊숙이 묻혀있는 부연(釜淵.강원도강릉시연곡면삼산리)을 찾은 16명의 회원들은 저마다 탄성을 자아내며창밖으로 펼쳐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에 여념이 없다.
「오프로드(비포장도로)」 답사모임에 참가한 이날 회원들의 연령은 20대후반에서 50대 중반까지,직업은 자유업에서 기업체 임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이 모임에 처음 참가했다는 이각준(李珏濬.47.혜성금형 대표)씨는 『매주 산에 오르지만 지프로 오지마을을 둘러보니 새로운여행의 맛을 느껴 또 다시 와보고 싶다』며 『금세라도 돌멩이가굴러떨어질 듯한 아슬아슬한 절벽길을 지날 때는 아찔했었다』고 말한다.험한 산길과 자갈길,개울물을 건너 언덕을 오르는등 승용차로는 힘든 길을 지프로 달리는데 「오프로드」 답사의 묘미가 있다.이번 행사를 주관한 「다른 길(02(715)2144)」의박노익(朴魯益.32)씨는 『관광 지를 그저 둘러보는 것에서 벗어나 아직도 순수함을 간직한 자연과 교통이 불편해 그동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곳을 찾아 이 땅위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느껴보고 체험하는 건전 여행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며 『길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여행이 시작된다』고 모임의 성격을 말한다.지난해부터 문화유적 답사여행이 각 단체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길」은 지프를 타고 오지마을을 찾는이색여행모임으로 정착,매주 회원들과 함께 「오프로드」 답사를 떠난다 .매주 2~3대의 지프가 떠나기 때문에 참가인원은 많아야 10여명으로 번잡하지 않아 호젓하게 산골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프는 90년대 초반 대중화 이후 현재까지 약 12만대 정도가 보급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사람의 발길이 뜸한 강원도의 산길을 달리는 「오프로드」 탐사모임도 부쩍 늘고 있다.
이들은 잘 닦여진 아스팔트보다 자갈밭이 널려있는 조그마한 산길을 더 원한다.
현재 전국 국도포장률은 99%에 이르지만 아직도 군도(郡道)의 포장률은 50%를 겨우 넘는 실정이다.특히 양양군.인제군.
홍천군.화천군.강릉시.정선군.평창군.영월군 등은 강원도에서도 도로포장률이 가장 떨어지는 곳이라 모험심 강한 젊 은이들의 대표적인 「오프로드」 탐사지역으로 손꼽힌다.
「오프로드」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은 양양군현북면법수치리.강릉시왕산면대기리.영월군하동면와석리.인제군상남면미산리 등을꼽을 수 있다.지프를 타고 비포장도로 여행을 즐기는 동호인 모임은 「코리안즈 4×4」(02(737)0272) 등 직장모임까지 합쳐 어림잡아 30여개가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이들 모임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한달에 한번꼴로 오지를 답사,의술을 펼치거나 벽지마을을 위문하는등 봉사활동도 겸하고 있다.
〈金世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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