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순네쇼핑일기>에어컨 품귀 벌써 막차구입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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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여름이 다가오니 지난해의 살인적 더위가 새삼 생생해진다.지금이라도 하나 장만해야지.
지난 21일 먼저 가까운 집근처 대리점부터 조사했다.그러나 에어컨 품귀사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LG나 삼성 모두 슬림형 15~20평형과 20~25평형 1대씩밖에 남아있지 않다는것이다.설치는 10일 이내에 가능하지만 가격은 권장소비자가를 모두 내야한다고 했다.
백화점 정기 바겐세일 마지막날인 4월23일.슬림형 에어컨 2천대를 확보해 놓았다고 한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았다.이처럼 에어컨이 귀한데 2천대를 확보해 두었다니.
에어컨을 5~10% 할인해준다는 에어컨 판매코너에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댔다.그러나 쉽게 에어컨을 구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 것은 전혀 없었고 LG제품은 20~25평형만 3~4대,㈜만도기계의 「위니아 에어컨」,㈜경원세기의 「세기에어컨」은 모델별로 10대가량씩 남아있었다.그러나 이들 제품 모두 설치는 7월10일 이후에나 된다고 했다.
7월 중순이면 이미 더위를 반이상 견뎌낸 다음이 아닌가.「2천대 확보」는 현품을 확보했다는 뜻이 아니라 메이커들이 앞으로만들 제품을 예약으로 잡아두었다는 뜻이었다.
「5~7일내 배달」이라고 써붙인 미국 브랜드 월풀 에어컨이 있기는 했다.올해 첫선을 보인 월풀 에어컨은 생산은 만도기계,판매는 월풀의 국내 수입상인 두산상사,AS는 다시 월풀이 하는OEM(주문자 상표부착방식)제품이다.할인폭도 1 5%로 높았지만 올해에 첫선을 보인 낯선 제품을 사는 것이 선뜻 내키지 않았다. 다음날 용산전자상가로 갔다.그곳에는 삼성.LG제품은 품절이고 경원세기나 두원 제품은 현금 결제의 경우 10%할인해 구입할 수 있었다.설치는 원하는 날짜에 당장 가능하다고 했다.
백화점에서 세일로 구입해 7월 중순이후 쓸 것인가,용산에서 현찰로 당장 물건을 확보할 것인가 고민하다 용산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1주일내 물건이 품절될 것이라는게 상인들의 자신있는 예측이고 보면 에어컨을 꼭 마련하려는 사람들은 남은 물량이라도잡기 위해 고달프게 서둘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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