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시사 프로그램 진행맡은 탤런트 노주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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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익대 부근의 한 카페에서 만난 노주현씨. 그는 ‘모닝와이드’ 출연에 대해 “생방송은 색다른 쾌감이 있어 재미있다”며 “저절로 아침형 인간이 돼 건강에도 좋을 듯하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사진=최승식 기자]

“김미화씨도 하는데, 내가 못 할까?”

탤런트 노주현(62)씨가 시사 프로그램에까지 발을 들였다. 그는 다음달 3일부터 SBS 생방송 ‘모닝와이드’에 출연한다.

3부의 고정 패널로 출연해 전체 이슈에 대한 해설과 논평을 맡는다. 중후한 신사 이미지에서 시트콤의 코믹 캐릭터로 변신에 성공했던 그가 이제 또 한차례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26일 서울 홍익대 부근에서 SBS 일일 드라마 ‘그 여자가 무서워’ 촬영 중이던 그가 짬을 내 인터뷰에 응했다.

“드라마에서 나만큼 결혼 많이 한 사람도 없을걸요?”

그는 정윤희·이경진·고두심·이휘향·김혜수 등 수많은 여배우와 드라마 속에서 사랑을 꽃피웠다. 비교적 젊은 나이부터 중후한 신사 역할을 도맡았던 그는 지금도 ‘그 여자가 무서워’에서 무려 30세 연하의 경림(유선)과 사랑에 빠진 백 회장으로 열연하고 있다. 그런 신사 이미지 이면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못 말리는 소방수’ 등 시트콤으로 180도 변신하며 만든 ‘코믹하고 주책없는 아저씨’ 캐릭터도 자리잡고 있다. ‘점잖고 연륜 있으면서도 너무 가볍지 않은’ 인물을 원하던 ‘모닝와이드’ 제작진의 구미에 그가 딱 맞아 떨어졌다.

“안 그래도 시사프로 하나쯤 안 들어오나 기다리고 있었어요. 안 해본 분야에 도전하는 게 더 신나잖아요.”

연기 경력 40년이지만 여전히 ‘도전’을 갈구했다.

“노래는 못하지만 뮤지컬도 해보고 싶어요. 영화 쪽에선 평범한 듯하면서도 뭔가 변신의 폭이 넓은, 노주현에게 제일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구축하고 싶고요.”

‘모닝와이드’ 출연이 확정된 뒤 주변 PD들을 상대로 연습도 했다. 헬기 추락 사건에 대해 “썩은 헬기에 생때같은 젊은 군인을 태워 죽이는 게 말이 되냐”는 논평을 던졌다. 자식 가진 부모 입장에서 자연스레 나온 말이었다. 수위를 낮추라는 사람도 있었고, 맞장구 치는 이도 있었다.

“내 마음이 곧 남들 마음 아니겠어요? 진솔하고 솔직하게, 자연스럽게 가고 싶어요. 내 나름의 느낌과 의견을 팍팍 전해야죠.”

그는 5년 전 ‘안녕하세요 노주현·김연주입니다’ 등 라디오 생방송을 1년 반 동안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작가가 써준 오프닝을 단 한번도 그대로 읽어본 적 없는 튀는 MC였다. 북한과 금강산 육로 관광길이 뚫리던 날 “김연주씨, 우리도 거기 가서 공개방송 해야겠네요. 그런데 이 자식들 돈 많이 달라는 거 아닌가?”라며 오프닝을 마무리했다.

“담당 PD 얼굴이 노랗게 질리더군요. TV에서 그렇게 하다간 한 달도 안 돼 잘릴지도 모르죠. 하하….”

시사프로에까지 진출한 마당에 여느 연예인들처럼 정치에 도전할 마음은 없을까.

“이번에도 모 캠프에서 요청이 오긴 했어요. 빌 클린턴이랑 생년월일이 같으니 팔자에 정치가 쓰여 있는지도 모르죠. 그런데 별로 관심이 없네요.” 

글=이경희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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