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대장정>1.블라디보스토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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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거리에도 도요타와 한국차들이 질주한다.그곁에 시끄러운 엔진음을 내며 달리는 소련제 볼가와 라다승용차는 초라하기만 하다.
그러나 그 과정을 적극적으로 거쳐나가겠다는 의지가 이 도시에서는 보인다.『블라디보스토크 스펀지다.모두 다 빨아들이겠다』고도시는 말하고 있다.
그래서 벌써부터 블라디보스토크에는 국제도시의 모습이 하나 둘자리한다.소비재와 자동차들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오는 대신 시베리아산 원목과 철강재.석탄들이 이 항구를 통해 밖으로 나가고 있다. 부산에서 선적해 보낸 트럭이 이곳에 입항,통관을 위해 항만을 찾았던 날,우리는 그 어머어마하게 쌓인 수출물량을 보고 러시아의 힘을 느꼈다.
러시아 남진정책의 요새에서 원동(遠東)지역 무역의 관문으로 다시금 자리매김하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군사요충지에서 경제중심지로 변모해가는 블라디보스토크.어쩌면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에서 가장 먼저 경제적 자립을 이룰 도시가 될지도 모른다.
글.사진=김용범〈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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