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 □ 햇살을 훔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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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지척에 왔다. 집안에 생기를 불어넣을 아이템으로 무엇이 좋을까. 사계절을 담아내는 ‘캔버스’ 창문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겨우내 바깥풍경을 차단하던 두툼한 패브릭을 걷어내고 간지러운 햇살을 들일 커튼이 필요하다. 올 봄, 실크 외에 메탈·천연소재 스타일이 유행을 탈 조짐이다. 커튼 명가 ‘창’과 함께 봄맞이 커튼 이미지를 연출해봤다.

촘촘한 프린지가 곡선을 이루는 원 사이드 탭 드레이프리.

소재에 따라

크- 섬유의 여왕
가장 선호하는 소재다. 가볍고 내구성이 강하며 처짐성(드레이프)이 좋아 섬유의 여왕으로 불린다. 원단 고유의 광택이 럭셔리한 공간 연출에 적합하다.

상단에 별도의 주름을 잡지 않고 커튼 고리와 핀으로 자연스럽게 주름을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주름을 거의 잡지 않고 원단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살린 민자형(스트레이트 헤딩)을 선호한다. 원단을 적게 사용하거나, 디자인보다 원단의 패턴을 그대로 살리고자 할 때 적합하다. 단, 커튼을 열고 닫을 때 형태가 제대로 잡히지 않고 가벼워보일 수 있다.
 
연소재- 자연의 숨결
섬유질이 질긴 소재를 채취해 껍질을 벗겨 물에 씻은 후 실로 만들어 말린다. 그러고나서 꾸리를 만들어 베틀(수직기)에 놓고 짜면 된다.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져 자연스러움이 오롯이 느껴지는 공예품 같다. 갈대와 갈대 줄기를 실처럼 직조한 갈사·대나무·닥나무·삼베 등으로 만들며 주로 아트월이나 패널 커튼·매트 등에 적용된다.

최근엔 로만셰이드 제품이 등장했다. 원단의 주름 없이 편편한 상태로 접혀 올라가는 풀업(Pull-Up)커튼이라 원단 자체의 질감과 패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타일에 따라

탈- 미래의 속삭임
지난 1월, 프랑스에서 열린 2008 메종&오브제에서 눈에 띄게 나타난 특징이 금속소재. 금·은·동으로 짠 진짜 금속사나 금갈색톤의 실, 금실(은실)로 짠 아마섬유나 무지개 빛 생사, 금은으로 무늬를 넣은 벨벳, 니켈로 도금한 천 등이 그것이다. 트렌드를 반영한 듯 커튼에도 메탈이 더해졌다. 기모가 짧은 벨벳 원단에 금사로 장미 수가 놓여지고 퍼프 소매를 연상하듯 잔주름과 테슬프린지로 장식됐다. 또 실크나 폴리 소재 속지에 은사로 꽃무늬 수를 놓기도 한다.

사이드 탭 드레이프리(One Side Tap Drapery)
일정하게 주름 잡은 겉지를 한쪽으로 둥글게 맨다. 겉지를 묶는데 사용하는 타이백(Tie-Back)은 로프 형태의 코드와 솔이 가지런히 달린 프린지 등의 트리밍 제품 같은 재질로 제작되며 다양한 컬러 염색이 가능하다. 단, 본딩 테슬은 같은 디자인, 같은 컬러로 매치하는 것이 좋다. 매무새가 필요할 땐 물 스프레이나 스팀으로 정리한다.
 
룬 셰이드(Balloon Shade)
로만셰이드처럼 위로 접혀 올라가는 방식이지만 상단에 주름을 잡아 풍선 형태의 볼륨감을 형성한다. 귀여우면서도 로맨틱한 이미지 덕분에 침실이나 여자 아이방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또 벌룬 셰이드는 공간을 나누는 파티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소재는 두꺼운 원단보다 폭이 넓은 쉬어(sheer, 올 사이가 비치는 원단)나 실크가 주로 쓰인다.
 
크린&블라인드
디자인과 색상이 심플해 모던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 층이 선호한다. 나무 소재의 우드 블라인드와 면과 폴리에스테르가 혼방된 롤 스크린, 동일한 간격으로 주름 잡은 플리티드 셰이드 등이 있다. 폭이 좁은 곳에도 설치할 수 있고 색상은 10여 가지나 된다.


① 갈대 천연 셰이드. ② 기본형 메탈 드레이프리.


③ 공간 분할의 벌룬 셰이드. ④ 형형색색의 블라인드.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hyeyeong@joongang.co.kr
사진= 장은주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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