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남, 남북협력사업 확 늘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밀양시 삼랑진읍 딸기 재배 비닐하우스에서 지난 4일 열린 ‘통일딸기’수확행사에서 김태호 도지사(왼쪽에서 두번째)와 경남 통일농업협력회 회원 등 30여명이 딸기를 따고 있다. <경남도 제공>

농협 하나로클럽 창원점은 오는 29일부터 ‘경남통일딸기’를 판매한다. 특허청에 상표등록한 이 딸기는 1.5㎏짜리 한상자가 7000원. 일반딸기 보다 10%쯤 비싸지만 벌써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주 시험판매 때 오전에 모두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딸기는 경남도가 남북교류로 만들어 낸 작품이다. 그동안 숱한 남북교류사업이 있었지만 남·북이 공동으로 키운 농산물을 남쪽에서 일반에 판매하기는 처음이다. 밀양시 삼랑진읍에서 생산한 딸기 새싹을 평양시 강남군 장교리 협동농장에 보내 모종으로 키운 뒤 다시 밀양으로 가져와 재배에 성공했다. 무균(無菌)상태에서 딸기 모종을 키우려면 많은 정성과 노동력이 필요하다.이 과정을 남측의 기술지도로 북측에 맡긴 것이다.농협은 4월까지 4t(1800만원 어치)을 판매할 계획이다.

경남도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도는 올해부터 남북교류협력사업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김태호 도지사 주재로 도내 시장·군수와 지방의원 대표, 각종 직능단체의 대표와 대학교수 등 19명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열린 남북교류협력위원회의 회의결과에 따른 것이다.

도는 올해 거창사과 묘목 2000그루로 평양 인근에 과수원(3ha)을 조성하고 수해 피해 주택 10채를 복구하기로 했다. 비닐온실 30채(1만9800㎡)를 지어 4계절 순환농법을 가르쳐 준다. 지난해 시험적으로 지은 10채의 온실에서 생산한 채소는 평양시내 고급호텔에 남품됐다.잡곡생산과 토종종자 개발, 농기계 수리소 건립도 지원한다.

남북이 함께 짓는 벼농사도 지난해 264만㎡에서 올해는 330만㎡로 늘린다. 남쪽에서 파종기와 이앙기, 모판과 상토,농약과 비료 등 자재를 보내고 북쪽이 노동력을 제공해 농사를 짓는다. 통일딸기도 지난해 모종 2만5000포기에서 올해는 10만포기로 늘린다.

도는 이러한 내용을 갖고 다음달 9일쯤 개성에서 북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경남도의 이러한 지원으로 장교리 협동농장은 지난해 북한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농장으로 평가됐다.

도는 필요한 예산을 도와 20개 시군이 2006년부터 해마다 10억원씩 모우는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충당한다.

도는 북측의 사업비 전용을 막기위해 돈을 건네지 않고 모두 현물로 보내고 있다. 오는 5월 준공하는 장교리 소학교도 20만명의 도민성금 10억원으로 남쪽에서 건축자재를 구입해 보냈다. 수해피해 주택 복구도 남쪽에서 2억원으로 철근과 시멘트 등 주요자재만 보내고 자갈, 모래, 인력은 북측이 자체 조달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도는 2005년 4월 남북교류협력조례를 만든 뒤 2007년 3월 개성에서 남북합의서를 교환하면서 북측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도는 이러한 교류를 토대로 오는 10월 창원에서 열릴 예정인 환경올림픽 람사르 총회에 북측 대표단의 참석과 람사르 총회 일정에 비무장지대 견학을 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언론사들의 북한 주요습지 취재도 협의하고 있다.

이창희 정무부지사는 “전시효과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북측 농촌 경제에 도움을 줘서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쪽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