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소희 명창 소리와삶 재연-KBS"국악한마당"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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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故김소희(金素姬)명창의 「멈춰진」 소리와 삶이 브라운관을 통해 되살아난다.
KBS는 그의 영결식이 예정된 21일-1TV 국악프로 『국악한마당』(오후10시15분)에 긴급 특집무대를 마련,故김소희여사의 예술과 인생을 「TV전기(傳記)」형태로 1시간 가까이 방영한다. 고인은 이날 오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영결식을 마친 뒤 그의 고향인 전북고창에 마련된 장지로 떠나 흙으로돌아가지만 TV브라운관이 다시 한번 국악팬들 앞에 생전의 소리판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토요일 낮12시 KBS-1FM의 『토요 상설 국악무대』는한국종합전시장내 KBS스튜디오에서 안숙선씨등 수제자들이 출연하는 추모공연도 마련한다.
특히 KBS-1TV가 꾸밀 특집에서는 유난히 굴곡많고 외로웠던 그의 인생길 굽이굽이마다 좋은 일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동행해 주었던 박동진(79)선생이 특별 출연,즉석에서 애절한 소리로 조창(弔唱)을 부르며 먼길 떠나는 그를 잠 시라도 붙잡는다.김소희여사는 지난 65년 동안의 예술과 인생역정을 더듬어보는 「미니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에 화답한다.
김소희명창이 소리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첫 스승격인 당대의명창 이화중선(李花中仙)과 함께 찍은 사진,20대 꽃다운 시절의 사진등을 포함한 희귀한 미공개사진들도 공개된다.
또 마지막 유작이 돼버린 지난해 음반녹음장면과 『민요 아리랑』연습때의 생전 모습도 다시 만날 수 있고,판소리는 물론 국악전 장르를 섭렵해「종합예술」의 장을 연 김소희 여사의 국악모음편도 준비됐다.
살풀이 춤도 이날 브라운관에서 재연되지만 대부분 80년대 이후 공연모습이다.그의 예술활동중 가장 활발했던 40대 공연기록은 아쉽게도 별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담자로는 제자인 안숙선.신영희씨등이 출연,스승의 인생과 예술을 회고한다.어떤 경우에도 결코 타협하지 않았던 옹고집에 가까운 결벽증,엄하기만 했던 스승의 가르침을 더이상 들을 수 없게 된 제자들의 애통한 심경등이 새삼 그가 국악계 에 남긴 족적의 깊이를 느끼게 해준다.
특히 좌담에는 10년전부터 김소희여사의 전기를 쓰기 위해 한동안 함께 살기도 했던 연극평론가 구히서씨도 출연해 그와의 짧지 않은 인연을 소개한다.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집필을 시작한 김소희 전기는 곧 출판될 계획.
연출자 오세영씨는 『국악팬들이 두고 두고 볼 수 있는 그의 「혼의 소리」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金光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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