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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초대석>디바-80년대 대표하는 컬트영화 진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81년 발표된 이래 열광적인 소수 팬들에 의해 파리와 뉴욕등에서 2~3년씩 계속 상영됐고 전세계 평론가들로부터 「80년대를 대표하는 진짜 컬트영화」로 격찬받은 『디바』가 국내에 뒤늦게 개봉된다.
감각적 영상미가 인상적이었던 86년작 『베티 블루』로 국내관객들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 장 자크 베넥스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이 작품은 영화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고루 등장시키고 있다.기본적으로는 미스터리 분위기지만 거기다 사랑이야기를 섞고 범죄영화 분위기까지 가미해 다소 산만하다.또 고풍스런클래식 음악이 흐르는가 하면 시끄러운 록음악등 팝문화도 배경으로 깔린다.배역들도 백인청년.베트남소녀.흑인 오페라가수.중년 아랍남자.대만인 암거래업자등 다양한 인종이 등장,아주 이색적인맛을 준다.
때문에 이 영화를 두고 『장님이 만지는 코끼리 같다』는 평가도 있다.어느 부분만 떼서 보면 모두 각각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장 자크 베넥스는 이런 복잡하고 가짓수 많은 요소들을 노란색과 파란색을 사용한 음울하고 차분한 이미지의 영상으로 꼼꼼하게 엮는다.미국영화에서 흔히 나타나는 박진감있는 내용전개와반전에다 프랑스 특유의 분위기있는 화면이 잘 결합되고 있다는 평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18세의 파리 우편배달부 줄이다.그는흑인 오페라가수 디바를 숭배하는데 일체의 레코드 취입을 거부하는 그녀의 공연장에 찾아가 노래를 몰래 녹음한다.여기까지는 예술이나 대중스타 숭배의 사회현상을 소재로 한 영화같다.
하지만 범죄단에 쫓기다 노상에서 살해된 여인이 파리 암흑세계의 숨은 대부를 고발하는 내용의 테이프를 줄의 우편 행낭속에 넣으면서 영화는 미스테리 성격으로 넘어간다.범죄단의 추적과 줄의 처절한 도주장면은 갱영화를 연상케한다.
그런 가운데 줄은 우연히 레코드가게에서 교묘하게 음반을 훔치는 베트남 소녀를 발견하고 친해진다.둘은 청소년 사랑영화 같은장면들을 펼치지만 소녀를 베트남에서 구해주고 같이 지내는 아랍계 중년남자의 존재가 나타나면서 묘한 분위기로 반전한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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