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한강.낙동강 운하계획을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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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근 세종대연구팀이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운하건설안을 제시한 것은 정부 이외에 새로운 주체가 안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신선한 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팀은 기술적인 문제에 중점을 둔 결과 수익성.
안전성.환경문제등을 너무 소홀히 취급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운하건설에는 다음 사항들이 추가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다.
첫째,내륙수운의 주요 대상인 벌크화물(철광석.석탄.시멘트.철강등)의 생산지가 운하에 접하지 않고 있어 도로(철도)→바지선→도로(철도)형태로 옮겨싣는 경우 운송거리가 짧아 물동량 확보가 쉽지 않다.
둘째,물동량 예측을 과대산정한 측면이 없지 않다.
경제가 1% 성장하면 통상 선진국에서는 운송량의 증가율이 0.8~0.9%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92년의 남한강 내륙수운지역의 물동량이 7천8백만t이면 11년후 물동량은 1억3천1백만~1억4천8백만t(평균 7%의 경제성장 가정)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에서 주장한 2억2천만t의 물동량 예측은 과대하다.
독일의 경우 내륙수운의 분담비율이 지난 60년 27%에서 70년 22%,80년 20%로 점차 줄어든데 반해 도로운송 분담비율은 60년 16%에서 82년 36%까지 증가했다.
내륙수운을 이용하는 화물량을 30~35%로 책정한 것은 철도및 도로운송과의 경쟁관계와 운송분담비율의 변화를 적절하게 반영했다고 볼 수 없다.
셋째,댐의 안전문제로 기존 댐의 역학구조를 변화시키는 어떠한작업도 삼가야 한다.
따라서 갑문은 기존의 댐으로부터 상당히 먼 거리를 우회하도록설계돼야 하며 이에 따른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넷째,운하의 건설은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우선 동력선이 한강과 낙동강을 운항하면 각종 폐수의 방류로 서울.부산.대구등 대도시의 상수원이 오염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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