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 일본서, 희섭 미국서 '2루타 합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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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 한신과 시범경기 첫 타점

"공격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팀에 보탬이 되는 타격을 하는 게 먼저입니다."

시범경기가 시작되기 전날인 지난달 27일 이승엽(28.지바 롯데 머린스)은 타점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매 타석 홈런을 노리는 게 아니라 주자가 스코링 포지션에 있으면 그 주자를 불러들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이었다. 그런 이승엽의 목표가 그대로 실전에 반영됐다.

이승엽은 4일 마쓰야마에서 벌어진 한신 타이거스와의 시범경기(3차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1회초 1-0으로 앞선 무사 1, 2루에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왼손 마에가와. 이승엽은 볼카운트 2-1로 불리한 상황에 몰렸으나 유인구를 침착하게 골랐고, 2-3 풀카운트에서 2개의 파울볼을 더 걷어냈다. 8구째. 마에가와는 이승엽의 약점이라고 지적하는 몸쪽으로 시속 121㎞의 슬라이더를 던졌다. 그러자 이승엽은 기다렸다는 듯 받아쳤고, 타구는 우익수 키를 넘어 담장을 원 바운드로 때렸다. 주자 두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2타점 2루타였다. 시범경기 들어 처음 나온 타점이었고, 장타였다.

이승엽은 3회초 두번째 타석에서 또 한번 마에가와를 상대했다. 이번에도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첫 타석에 변화구를 얻어맞은 마에가와는 몸쪽 직구로 승부했고 이승엽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빗맞은 타구는 높이 떠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이승엽은 6회초 공격 때 대타 이마에로 교체됐다. 2타수 1안타 2타점. 이승엽은 5일 고베로 장소를 옮겨 구대성(35)이 속한 오릭스 블루웨이브와 시범경기 4차전을 치른다.

이태일 기자

*** 최희섭, 이적후 첫 실전 성공 데뷔

"(상대가) 대학팀인데요.(웃음) 새로운 팀에서 첫 경기라 긴장했지만 시작이 좋아 기분이 좋습니다."

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사진)이 4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개막전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쳐내 말린스에서의 공식경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최희섭은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대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6번타자 겸 1루수로 출전, 2타석 1타수 1안타.1타점을 기록했다.

최희섭은 1-0으로 앞선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오른손 투수 알렉스 브랑코의 초구 바깥쪽 직구를 받아쳐 3루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뽑았다. 후속타자의 볼넷 두개로 3루까지 진루한 최희섭은 후안 피에르의 유격수 앞 땅볼 때 홈을 밟았다. 최희섭은 5-1로 앞선 3회 1사 3루에서 큼지막한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최희섭은 4회초 수비 때 브라이언 뱅크스와 교체됐다. 최희섭의 1루 백업요원으로 알려진 윌 코데로는 우익수로 출전, 한 타석에 나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말린스는 7-6으로 이겼다.

최희섭은 현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행운이다. 첫 게임이라 나름대로 준비했다. 잭 매키언 감독이 한국말로 '잘한다'며 격려해 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3회 잘 맞은 좌익수 플라이에 대해서는 "주자가 3루에 있어 욕심 부리지 않고 짧게 스윙했다. 그 정도라면 4월엔 담장을 넘겨야죠"라며 웃었다. "선발 1루수로 계속 출전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감독이 결정할 일이지만 일주일 정도는 계속 선발로 나가면서 반쯤 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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