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상>딜러의 두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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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환율은 두 통화간의 교환비율이다.따라서 항상 상대적이다.일본엔에 대한미국 달러의 가치추락은 달러의 위기이자 동시에 엔의 위기다.달러당 80엔대는 본질상 「엔 위기」다.『미국경제가 잘굴러가고 있는 한 달러가치를 떠받치는 일에 관 심이 없다』는 것이 미국의 속마음이다.『달러화가 형편없이 낮은 것이 아니라 엔과 마르크가 터무니없이 높기 때문』이라는 학계의 주장도 제기된다.달러의 얼굴은 두개다.美GNP 6조달러는미국경제의 혈액이며 국제통화체제의 준비통화다.미국의 수입의존도는 10% 남짓이다.그중 85%는 캐나다와 멕시코.중국등이 차지하고,이들 국가통화에 대해 달러는 항상 고평가돼있다.해외 달러가치 변동에 미국경제는 기본적으로 「완충」내지「면역」이 돼있다.미국의 대외적자는 전체경제 규모의 3%,외국인들의 달러보유는 미국정부 총채무의 7%다.외국 중앙은행들이 10%를 별도 보유중이지만 이들중앙은행들은 달러를 내던지지 않는다.그들 통화가치가 달러에 대해 너무 강해지지 않게 조정목적으로 일정 규모를 항상 보유하려든다.준 비통화로서 달러의 가치와 신인(信認)을 유지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미국에 있다.그러나 이를 게을리해도 현실적으로 대안(代案)이 없다.마르크와 엔이 아무리 강해도 현행 국제통화체제에서 부분적 역할에 불과한 현실 때문이다.거래자들이 단 기차익을 노려 시장혼란을 일삼지만 「파도」를 탈뿐 기본적으로「판」은 깨지 않는다.런던의 이코노미스트誌는 86년부터 맥도날드 햄버거 빅맥값의 국제비교를 통해 각국간 현실환율을 추정하고 있다.일본에서 빅맥은 3백91엔,지난 7일 현재 달러당 환율은 84엔이었다.실질구매력환율은 달러당 1백69엔으로 나왔다.엔화가 1백% 과다평가돼있다는 얘기다.유럽국 통화들이 대부분 과대평가돼있는 반면 캐나다.중국.홍콩.멕시코등 미국의 주요수입국 통화는 거의가 저평가돼 있다.한국의 빅맥은 2천3백원,실질구매력으로 따지면 달러당 환율은 9백91원이 된다.현행(7백67원)보다 29%가 과다평가됐다는 계산이다.달러는 준비통화로 계속「군림」하며 실익을 챙기고 있다.가치추락에 가려져 있는 달러의참얼굴이다.
〈本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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