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때 가장 크다? 달에 관한 오해 5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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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잠 못 이뤄 창문 열고 밖을 보니 초생달만 외로이 떴네. 멀리 떠난 내 님 소식 그 언제나 오시려나…”

김태곤이 불러 유명해진 대중가요 ‘망부석’의 가사는 사실 과학적으로 따지면 틀린 말이다. 보름달이 뜬다는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을 맞아 달에 관해 잘못 알려진 상식을 정리해봤다.

1. ‘초생달은 깊은 밤에도 뜬다’

초생달은 절대로 깊은 밤에 뜰 수 없다. 초생달은 태양과 붙어 있어 해가 지자 마자 뜨기 때문이다. 깊은 밤에 달을 봤다면 그것은 보름달이다. 반대로 그믐달은 밤새 안보이다가 해뜨기 직전에 잠깐 나타난다.

2. ‘밤에만 달이 뜬다’

흔히 달은 밤에만 뜬다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달은 낮에도 뜬다. 다만 낮에는 태양광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따라서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이라는 동요 가사는 틀린 소리가 아니다.

3. ‘음력 15일에 가장 둥근 달이 뜬다’

보름이라고 해서 꼭 그 날 가장 둥근 달이 뜨는 것은 아니다. 음력의 한 달은 29일 또는 30일로 돼 있다. 하지만 보름달에서 다음 보름달까지의 시간, 즉 삭망월은 29.5일이다. 때문에 음력 15일에 보름달이 뜰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올해 정월대보름에 뜨게 될 달은 완전히 둥근 보름달은 아니다. 진짜 보름달은 그 다음날 저녁에 뜬다.

4. ‘달은 매일 같은 시각에 뜬다’

달이 뜨는 시각은 매일 다르다. 달은 매일 지구 주위를 13도씩 이동한다. 달이 이동해 간 13도만큼 지구가 자전 하는데는 약 50분이 걸린다. 따라서 달이 뜨는 시각은 매일 50여분 늦어진다. 가령 오늘 달이 3시에 떴다면 내일은 3시 50분쯤에 달이 뜬다.

5. ‘정월 대보름 달은 특별한 곳에서 봐야 한다’

강릉 경포대에 가면 달이 4개가 뜬다는 옛 말이 있다. 하나는 하늘에, 다른 하나는 사랑하는 이의 눈동자, 그리고 호수와 술잔에 비친 달을 볼 수 있어 달구경하기 가장 좋다는 이야기다. 천문학적으로 따지면 달은 어디서 봐도 다 잘 보인다. 달이 안 보이는 곳은 없다. 김기환 대전시민천문대장은 “천문대에 오면 달을 가장 잘 볼 수 있겠지만 사실 달은 어디서 봐도 다 잘 보인다”며 “꼭 어디를 가야 달이 잘 보인다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각자 취향과 사정에 맞춰 달을 구경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번 정월대보름에는 사랑하는 애인과 남산에 가는 것도 좋겠다. 한강에서 맥주 한잔을 기울이며 달을 구경해도 좋다. 도시 빌딩 숲 사이면 어떠리. 테이크 아웃 커피 한잔을 사 들고 빌딩 사이로 휘영청 떠오른 달을 바라보면서 자유롭게 소원을 빌어보자.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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