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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 교장'이 건넨 장학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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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2일 대구 경신중.고교(교장 김호원) 입학식에서는 뜻깊은 장학금 수여식이 있었다.

이 학교 전 교장의 부인과 재단이사장이 잇따라 장학금을 지급, 11명의 학생이 혜택을 본 것이다.

2002년 과로로 숨진 고 석인수(당시 56세)교장의 부인 윤순애(54)씨는 입학식에서 2명의 고교생에게 50만원씩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 장학금은 석교장 장례가 끝난 직후 윤씨가 내놓은 정기예금 3000만원의 이자로 마련됐다. 당시 윤씨는 "정년퇴임 후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게 남편의 꿈이었다"며 "그 뜻을 잇기 위해 장학기금을 낸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윤씨가 낸 기금으로 석교장 이름을 따 '인수장학회'를 만들어 기금을 관리해 왔다.

출연금이 장학재단 설립에 필요한 5억원이 안돼 개인장학회를 만든 것이다.

장학금을 전달한 윤씨는 김교장 등에게 "여유가 되는 대로 더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969년 교사 생활을 시작한 고 석교장은 87년 경신고 교감으로 부임한 뒤 94년부터 교장으로 봉직했다.

학교설립 법인인 경신교육재단 김종연(66)이사장은 지난해 6월 5억원을 출연해 송원장학회를 만들었다. 이 장학회는 그동안의 이자로 이날 입학식에서 처음으로 중학생 4명, 고교생 5명 등 9명에게 50만원씩 45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김균후(18.3년)군 등 가정 형편이 어려우나 학업성적이 우수한 모범생이 수혜 대상이었다. 50만원은 한 학기 등록금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학교설립 재단이 장학회를 만들어 장학금을 지급하는 일은 흔치 않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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