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産제품 공 세계"넘버원"-NBA농구공 절반 납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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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미국에서 프로농구(NBA)구단등이 사용하는 농구공의 절반은 한국업체가 만든 것이다.
그만큼 국내의 공(ball)생산 기술은 세계수준이다.
공 생산기술은 근로자의 손 끝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우리 근로자의 손재주는 세계시장에서 유명하다.
최근 스포츠 붐으로 내수시장 규모도 4백억원대로 커졌다.공 산업은 얼핏 생소한 업종처럼 보이지만 실은 30년의 생산역사를가졌다. 공의 생산은 장인들처럼 일일이 손으로 다듬는 공정이많아 생산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가깝다.
모든 공은 일정한 탄력성과 내구성을 지녀야하고 정원형(正圓形)으로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일부공정을 제외하면 자동생산 체제를 갖추는 것이 극히 어렵다.이때문에 오랜 경험을 가진 장인기술이 중요하다.
농구.축구.배구공을 생산하는 신신상사의 개발과 관계자는 『특히 튜브의 금형을 뜨는 것.재봉방법.외피를 입히는 작업등이 업체마다 각기 다르고 극비사항으로 다룰 정도로 업체간 기술교류가거의 없다』고 말한다.
심지어 일부공정에 쓰이는 생산기계.시험기구도 자체 제작할 만큼 배타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소기업 고유업종에서 풀렸지만 대기업들이 선뜻 뛰어들지 못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공 중에서도 농구공.테니스공.골프공은 일류제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낫소의 테니스공은 해외대리점망을 40여군데 갖출 정도로성가가 높다.
동성화학 팬텀상표의 골프공은 구미(歐美)시장에 연간 3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한다.이 회사는 최근 (주)팬텀이란 별도 법인을 만들어 골프웨어생산등 종합골프업체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개도국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축구공의 경우 파키스탄이 전세계 시장의 70%이상을 장악해 버렸다.수출도 3년째 4천만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스포츠용구조합 이강훈(李康勳) 관리부 차장은『아직도 전체수출의 30%를 밑돌고 있는 독자상표부착 비중을 높이고 생산공정의과학화도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 업체에서 여러가지의 공을 만들 것이 아니라 한가지의 공을 만드는 전문생산체제의 구축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高允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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