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리포트/네패스] “최대 실적 발표날 최악 주가” … 저평가 명예회복 별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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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이 불안할 때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더 타격을 받기 십상이다. 투자심리가 움츠러들면 아무래도 중소형주로는 눈길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반도체 소재 장비업체인 네패스가 그런 회사 중 하나다. 지난달 말 네패스의 주가는 4년여 만에 처음으로 장중 한때 5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중소형주 소외 현상, 외국인의 로스컷(손절매) 물량이 겹친 때문이었다. 게다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기관은 단 하루만 빼고 계속 네패스를 내다 팔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네패스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448억원, 영업이익 51억원, 당기순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액은 14.3%, 영업이익은 147.9%나 늘었다. 덕분에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이달 11일에는 20만 주를 장내에서 사들여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전혀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으로 많은 주주가 상실감을 느끼고 있어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이익 소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의 매수 추천은 이어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회복한 것에 주목했다. 문현식 연구원은 “전방 산업의 호전과 반도체 부문의 가동률이 증가한 때문”이라며 “TFT-LCD 산업의 업황 개선에 따라 실적 호전은 부문별로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주가 급락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져 향후 영업 상황 개선을 고려하면 매우 저평가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8700원.

키움증권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데 반해 주가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현 시점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을 내놨다. 김병기 연구원은 “실적 호조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올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3%, 108.2% 증가한 2062억원과 2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현 주가의 두 배를 웃도는 1만3000원을 제시했다.

다만 4분기 영업이익에 비해 순이익이 현저히 적었던 게 ‘옥의 티’로 꼽혔다. SK증권 박정욱 연구원은 “환율 상승에 따른 9억원가량의 손실과 싱가포르 자회사인 네패스PTE의 지분법 평가 손실이 8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환차손은 일회성 요인이고 올해는 네패스PTE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역시 ‘매수’ 투자의견을 냈다.

반면 하나대투증권 이정 연구원은 “네패스의 저수익성 사업부의 구조 개선, 화학재료 사업부의 중장기 성장성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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