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톤먼트’의 원작 소설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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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18면

2월 21일 개봉하는 ‘어톤먼트’는 무슨 의미인지 한번에 다가오지 않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단어를 한국어로 옮긴 원작을 들으면 반가운 마음에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속죄』. 부커상을 받은 작가 이언 매큐언의 2001년 작품이다. 『속죄』는 고작 30분 사이에 저지른 한 소녀의 행동으로 인해 파열한 세 사람의 삶, 그리고 어떻게든 죄를 보상하고자 애쓰는 속죄의 세월을 담고 있다.

씨네 iN <속죄>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열 세 살 소녀 브리오니는 언니 세실리아와 집안 고용인의 아들 로비의 비밀스러운 장면을 목격한다. 어린 시절 친구인 두 사람은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이다. 그러나 브리오니는 풍부한 상상력을 잘못 적용하여 그 장면을 오해하고 로비를 강간범으로 고발하고 만다. 철없는 정의감과 왜곡된 상상이 부른 실수. 그 사건으로 인해 세실리아와 로비는 그들의 삶과 사랑을 모두 잃고 만다.

『시멘트 가든』 『암스테르담』 등에서 사람 마음의 어두운 얼룩이 번져 나가는 과정을 집요하게 묘사했던 매큐언은 『속죄』에서는 시대적 배경인 60여 년 전의 소설처럼 다소 장황한 듯하면서도 우아하고 섬세한 기록을 써 내려 간다. 뒤늦게 실수를 깨달은 브리오니는 고행을 자처하며 속죄하고자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만다.

시간을 돌이킬 수 없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로, 어찌하여 브리오니의 속죄가 불가능한지가 이 소설이 간직한 비밀이기도 하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각색하여 호평을 받은 감독 조 라이트는 이 소설 또한 아름다운 영상과 가슴을 치는 회한과 부서져 내린 사랑의 슬픔을 지닌 영화로 옮겼고, 올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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