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무기 살 때 일본 수준 대우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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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에서 무기를 살 때 미국 정부가 한국을 일본 수준으로 대우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이 14일 미 하원에 제출됐다.

에드 로이스(공화) 하원의원은 이날 “미국의 대외무기판매(FMS)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지위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3국(일본·호주·뉴질랜드)’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내용을 담은 ‘한·미 군사 협력 강화 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로이스 의원은 “한국은 미국의 60년 우방이자 미군 2만9000명이 주둔 중인 핵심 동맹국인데도 미국의 대외 무기 판매에서 최혜국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이런 잘못을 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이스 의원은 “한국은 지난해 37억 달러(약 3조5000억원) 이상의 미국 무기를 수입했다”며 “이는 ‘나토+3국’ 중 어떤 나라보다도 많은 무기를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현재 미국의 FMS 프로그램에서 세 번째 그룹인 ‘비(非)나토 주요 동맹국’에 속해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두 번째 그룹인 ‘나토+3국’ 수준으로 격상된다. 첫 번째 그룹은 나토 회원국이다. 두 번째 그룹으로 격상되면 지금보다 더 상향된 수준의 최첨단 무기·기술을 도입할 수 있고, 도입 절차와 기간, 행정비용도 크게 줄어든다. <그래픽 참조>

이에 따라 한국이 추진하는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나 스텔스 기술 도입이 원활해지고, ‘제5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F-35 통합공격전투기(JSF)나 미군 주력 전투기 F-22 랩터 등을 수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F-22의 경우 미 의회가 전력 우위 유지와 첨단기술 유출 가능성 등을 고려해 2015년까지 해외 판매를 금지해 그 이후에나 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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