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시청자를 잡아라 봄철프로개발에 비지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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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30대 시청자를 잡아라.』 「오빠부대」의 비명이 가득한 쇼,20대 반짝스타들로 메워진 신세대 드라마로 10대.20대 시청자를 주고객으로 삼아온 TV가 올봄에는 30대 시청자를 겨냥한 프로개발에 분주하다.
이는 올초 『모래시계』돌풍에서 30대,그중 특히 남성층이 시청률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모래시계』는 TV 단골고객인 신세대.주부외에 TV를 외면해온 30대남성층까지 흡수함으로써 시청률.이미지면에서 기존 드라마를 크게능가했다.30대 남성의 지난해 TV시청률은 고작 6%선.그러나『모래시계』방송당시 이들의 시청률은 20%로 훌쩍 뛰어올랐다.
이들중 상당수는 『모래시계』종영뒤에도 모처럼 찾은 TV앞을 떠나지 않고 있다.방송3사는 바로 이들을 만족시킬 새프로 개발에머리를 짜고 있는 것.
오는 17일 봄개편을 단행할 MBC는 밤10시대 이후에 30대 남성이 좋아할 교양오락물.스포츠를 집중 배치할 방침.본격성인용 토크코미디 『주병진 나이트쇼(가제)』를 금요일 밤10시대에,각계명사의 노래실력.근황을 듣는 『명사의 가요 초대석(가제)』을 수요일 밤11시대에 신설한다.한동안 폐지됐던 『프로야구하이라이트』도 월~금요일 밤10시50분에 부활시킬 방침.목요일밤11시대에는 영화 『언터처블』을 드라마화한 미국액션물 『시카고 특별수사대(가제)』를 신설할 예 정이다.
또 SBS는 신세대물의 전형인 『사랑은 블루』를 끝내고 최근『고백』『다시 만날 때까지』등 30대 남녀의 일과 사랑을 그린드라마를 내보내고 있으며 30대 부부의 꿈과 갈등을 소재로 한오락물 『TV 남과 여』를 23일부터 일요일 아침10시에 내보낸다.또 리얼리티와 휴머니즘을 겸비한 미국산 메디컬드라마 『시카고 호프(가제)』를 19일부터 수요일 밤11시대에 신설,30대의 입맛을 만족시킬 전략이다.
이밖에 KBS도 1TV를 통해 교양.보도물로 30대를 끌어들일 방침.1TV에 일요스페셜.세계걸작다큐등 차원높은 교양물을 고정 편성,시청자 수는 물론 프로그램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1TV는 최근 민방및 2TV■ 제치고 시청 률 1위를 기록하는 날수가 크게 늘어 경쟁사를 의식않는 「소신편성」이 불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방송전문가들은 『최근 「단발머리」「슬픈 인연」등 리메이크 가요붐에서 드러나듯 30대의 억눌려온 문화수요가 TV에서도 분출하고 있다』며 『방송사가 이들을 흡인하려면 단순히 30대를 드라마 주인공으로 쓰는 수준에서 벗어나 이들이 주목 할 완성도높은 대작을 만드는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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