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체들 건강시설물 설치 아파트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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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잠에서 깨면 곧바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아파트단지내 조깅 코스를 한바퀴 힘차게 달린다.상가 지하 헬스클럽에서 다시몸을 풀고 바로 옆 실내수영장으로 옮겨 아침운동을 마무리한후 출근준비를 서두른다.」아파트 주민들의 아침시간 패턴이 바뀐다.
건강을 주거생활의 으뜸 요소로 꼽는 수요자들이 많아지면서 이처럼 건강관련 시설물을 설치하는 새 아파트들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얼마전까지만 해도 아파트단지에 건강과 관련된 시설이라곤 어린이놀이터나 농구장.테니스장 정도에 불과했다.또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택업체들이 주상(住商)복합아파트에 바이오(Bio).그린(Green)이란 이름을 붙여 헬스시설을 설치하는 단지도 더러 있었으나 모두 분양가를 올려받는 바람에 인기가 시들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미분양 아파트가 11만가구를 넘어서면서 수요자 우선으로 계약형태가 바뀜에 따라 주택분양업체들은 분양가 통제를 받는 일반아파트 단지에도 이같은 시설물을 앞다퉈 설치해주고 있다.물론 들어가는 시설비는 건설회사가 전액 부담한다.
가장 일반화된 시설이 조깅 코스다.차도와 별도로 아파트 외곽을 순회하는 시설물이다.삼성건설은 수원시율전동에 길이 2㎞.폭90㎝의 조깅 코스를 설치해주는 조건으로 7월께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여기에는 러브매트와 같은 충격흡수용 특 수 바닥재가 사용된다.
한신공영도 부산괘법2차단지에 6백m 길이의 조깅 코스를 설치했다.현대산업개발은 서울하계동에 길이 2백80m의 조깅 코스,부산해운대지구에 1백m길이의 S字식 산책로를 설치해준다.
수영장은 시설비가 너무 많이 들어 선뜻 설치에 나서는 건설업체들이 많지 않다.현대산업개발은 김천신음지구 상가지하에 국제규격인 6레인 규모의 실내수영장을 설치해줄 예정인데 이에 드는 비용은 20억원.
현대건설도 서울구의동 1,2차단 지에 각각 1개씩 수영장을 설치해 공사비보다 싼값으로 관리업체에 분양,운영하고 있다.
선경건설은 수원시우만동아파트에 수영장 뿐만 아니라 볼링장.실내골프장도 함께 설치했다.단 이 시설물들은 건설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모두 외부업자에게 공사비보다 싼값에 분양되며 아파트 주민들은 소정의 이용료를 부담하면 된다.
맑은 물을 마시고 싶어하는 입주자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정수(淨水)시설이나 약수터를 만들어주기도 한다.현대건설은 부산양정,목포하당.상당지구에 역삼투압방식의 중앙집중식 정수기를 설치해 깨끗한 물을 공급해주고 있다.성원건설은 전주시 서신동에,대우는 거창가지리아파트에 5억~6억원을 들여 중앙정수시스템을 설치해줄 예정이다.
선경건설은 안산상록수아파트에 약수터를 개발하기도 했다.㈜대우도 식수전용 수도꼭지를 사용하고 스테인리스 파이프와 카이텍 파이프로 된 급수배관재를 사용해 녹물과 부식을 방지하고 있다.
공기정화시설도 많이 설치하고 있는데 대우는 자동환기시스템을 설치해 담배연기.음식냄새로 오염된 실내공기를 내보내고 있고,한신공영은 부산시괘법동아파트에 가구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해줬다.
롤러스케이트장도 많이 들어서고 있는 건강 시설물중의 하나.선경건설은 부산해운대.울산우정2차.대전엑스포아파트에,현대산업개발은 서울대림동.인천옥련2차.김천신음지구에 5백평방m 규모의 롤러스케이트장을 만들었다.
현대산업개발 이병담(李丙潭)부사장은 『소비자들이 아파트 내부마감 수준에 대해선 이제 어느 정도 만족하는 것같다』며 『반면최근 몇년사이 생활수준 향상과 더불어 자기 공간만이 아닌 건강과 관련된 시설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기 때문에 앞으로 분양을 잘하려면 이 방향으로 주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申成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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