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의팝송>"이세상 끝까지"-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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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아일랜드 사람들은 뜨겁다.종교적 열성,애국심,불같은 남녀간의사랑.느낌을 강조하는 U2의 음악 또한 삶에 대한 관심으로 뜨겁다. 76년 결성된 4인조 록 그룹 U2는 긴 세월동안 멤버의 변동없이 아일랜드 민요를 바탕으로 현실세계에 대한 자신들의관심 내지는 항변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91년 발표된 앨범 『Achtung Baby』에 수록된 『Until The End of The World(이 세상 끝까지)』와 동명의 영화 『이 세상 끝까지』에 삽입된 『Even Better Than The Real Thing』은 사랑에 빠진 사람의 맹목적 찬미,끝없는 갈애의 심리를 담고 있다.88년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U2의 『The Joshua Tree』를 여전히 뜨겁게 사랑하는 국내 팬들이 많다.
독일의 명장 빔 벤더스가 감독한 영화 『이 세상 끝까지』는 어떤 영화인가.
이른바 현대판 「오디세이」에 비견되는 SF 로드 무비로서 지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진지한 성찰과 함께 세상의 끝에 존재하는 것,인생의 참 의미가 과연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될것이다. 도회지와 자연,자유와 억압,방랑과 안정,개인과 세계등빛.풍경.이미지의 대립을 통해 보여지는 세상은 당연히 온전하지않다. 눈먼 여인 에디트(Jeanne Moreau扮)로 상징되는 인생의 불완전함은 어디에나 있다.그에 따른 공허함과 상실감은 크며,따라서 모두가 불안하고 슬프다.
그러나 남편 헨리(Max von Sydow扮), 아들 샘(William Hurt扮),연인 클레어(Solveig Mommartin扮)는 살아 있다.사랑이 있기 때문이다.진정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유진(Sam Neil扮)은 우리에게 그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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