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의행복한공부] 칭찬은 꼴찌도 춤추게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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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전문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최성환씨가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읽으면 좋을 ‘공부 즐기기’를 연재합니다.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이유를 찾고 목표를 정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이끄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자녀를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은 부모들에게 비결을 한 가지만 알려줘야 한다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아이가 공부를 좋아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만약 좋아하게 할 수 없다면 싫어하게 만들지는 마세요.”

안타깝게도 요즘 부모님들 중에는 공부를 싫어하게 만드시는 분이 참 많습니다. 만약 아이의 마음속에 공부를 싫어하는 감정이 있다면 과연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애는 왜 공부에 신경을 안 쓸까 궁금하신 분들은 먼저 자녀의 감정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온순하고 착실했던 선욱이(가명)는 2학년 들어 사춘기를 겪으면서 돌변해 버렸습니다. 시험 기간에도 PC방에서 게임을 할 정도로 공부를 멀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행동을 하는 자신을 비웃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더군요. 성적이 오르길 원하느냐고 물었더니 “80점 이상만 맞으면 원이 없겠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공부를 하려고 하면 귀찮다는 생각에 책을 금방 덮게 된다는 겁니다.

선욱이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원인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선욱이 어머니는 칭찬에 무지 인색하신 분이었습니다. 성적이 잘 나오면 더 잘한 애들과 비교하고 성적이 잘 안 나오면 안 나왔다고 추궁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선욱이는 이래도 저래도 공부에 관해서는 좋은 소리를 들을 일이 없었던 겁니다. 공부를 싫어할 만도 하지요.

중1 명선이(가명)는 외갓집만 가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물론이고 외삼촌들도 모두 세칭 일류대를 나온 탓인지 외할머니는 명선이만 보면 “전교 10등 안에는 들어야 된다”거나 “○○대학 정도는 나와야 한다”는 말씀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하신다는 겁니다. 하지만 반에서 10등 수준인 명선이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공부에 대한 부담만 생길 겁니다. 그러니 공부가 싫어지는 것이죠.

부모님 중에는 심지어 자녀에게 책임감을 심어준다는 의도로 “너에게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 줄 아느냐”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자신에게 투자하고 있는 돈만큼 성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공부를 좋아하긴 힘들겠죠?

그렇다면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방법은 뭘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공의 경험’이라고 봅니다. 나도 잘할 수 있다는 느낌이 흥미를 낳게 되지요. 성공의 경험을 만들기는 의외로 쉽습니다. 목표를 낮추면 됩니다. 성공의 느낌은 목표의 높낮이가 아니라 축하나 인정의 정도에 달려 있습니다. 아주 작은 목표라도 그것을 달성한 후에 큰 축하를 받는다면 아이들은 소중한 성공의 경험을 갖게 될 겁니다.

최성환 아시아코치센터 학습전문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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