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아카데미賞 뒷얘기-톰 행크스 "영화촬영中 아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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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톰 행크스는 지난해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홀리 헌터로부터 트로피를 건네받고 『마치 특수효과 장면을 찍고 있는 것처럼 얼떨떨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지금 이 순간을 죽어도 잊지 못할 것』이라는 그는 『무대 연출자가 카 메라를 보고말하라 하지만 떨려서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고 말해 마치 포레스트 검프처럼 어눌하고 순진한 모습.
○…제시카 랭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유별난 관심의 대상.조디 포스터의 통산 3회 여우주연상 수상에 제동을 걸고 다섯번째 도전 끝에 수상한 것도 극적이지만 그녀에게 상을 안긴 『블루 스카이』가 제작사(오라이언사)의 파산으로 지난 3년 동안 개봉하지 못하고 창고에서 잠자고 있다가 이번에 영화인들의 성원으로 가까스로 빛을 보았기 때문.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주요상의 향방을 점치지만 올해엔 퀀틴 타란티노 감독의 예상이 적중했다는 후문.그는 이날 각본상 수상 소감에서도 『이후 상은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므로 할말 다 하겠다』고 예언가처럼 코멘트.
그는 시상식 전에도 『「포레스트 검프」의 열풍으로 내가 후보에 오른 감독상은 물론 작품상까지 받는다는 것은 몽상일 뿐』이라고 일찌감치 예상.
***“내 생애 말썽안부린 첫 작품” ○…무대와 의상의 화려함,등장하는 사람들의 센스와 조크가 만발하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특히 올해 히트친 제스처.조크의 챔피언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태양에 타다(Burnt by the Sun)』의 러시아 감독 니키타 미칼코프.
이 영화에 출연한 인형같은 어린 딸 나디아와 함께 나온 그는딸을 소개할 때 『이 영화는 내 생애에 여배우와 말썽을 안부린첫 작품』이라고 말해 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퇴장할 때도 그는 딸을 왼쪽 어깨에 번쩍 둘러메고 나가 폭소 를 자아냈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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