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계성공회 관구장회의 참석 김성수 주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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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이제 모든 문제가 글로벌화하는 현실에서 교회도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협력하고 힘을 합쳐 문제에 대처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최근 영국 윈저에서 「21세기를 향한 교회의 리더십」을 주제로 열린 세계성공회 관구장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한 대한성공회 관구장 김성수(金成洙.65.사진)주교는 지구촌 곳곳의문제해결을 위한 교회의 일치와 협동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대한성공회가 지난 93년 자치권한을 갖는 관구로승격된 뒤 처음 열린 세계관구장회의여서 대한성공회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의미가 깊었던 회의.
『우리나라 성공회가 우리문화와 지역적 특성에 맞는 헌장,스스로 주교를 선출하고 성직자를 안수할 수 있는 권한등을 갖는 자치교회로 인정받은 후 처음 참석한 관구장회의여서 감회가 남달랐다』고 소감을 밝힌 김주교는 『이번 회의도 항상 역사의 현장에서 평화와 인간의 존엄성을 내세워 일해왔던 성공회의 전통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슈와 지역별 분과위원회별로 진행된 회의는 지구촌 곳곳에서 자행되는 학살과 군비확장의 위험성을 논의,대안을 모색했으며 이를 선언문에 담아 발표했다.
선언문은 권력을 쥐고 있는 소수종족이 철권통치로 다른 종족을1백50만명이나 학살한 「르완다문제」에 대해 교회가 더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으며 부(富)의 심각한 불균형에 따른 빈곤국가의 문제,호모섹스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입장도 정리하고 있다.
선언문은 또 『한국교회가 지난 50년간 남북통일과 올해 희년정신을 기리기 위해 노력해온데 대해 치하와 지지를 보낸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한국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오늘날 종교는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고 말하지 못하고 침묵하거나 지나치게 세속적으로 물질을 추구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고보는 金성수주교는 지난 64년 서품받은 뒤 올해까지 만 31년간 성공회 사제로 봉직해 왔다.
오는 6월 정년퇴임을 앞둔 김주교는 『후임 관구장의 요청이 있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관계했던 성공회의 정신박약아특수교육기관 성베드로학교나 나환자시설인 성생원에서 다시 봉사할기회를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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