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 OB … 미켈슨, 파5 홀서 OB 두 방에 11타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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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링크스 골프장(파 72)은 세계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코스로 꼽힌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서 태평양을 내려다보며 샷하는 기분이 황제 부럽지 않다.

그러나 10일(한국시간) 이 코스에서 열린 PGA 투어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3라운드에 출전한 필 미켈슨(미국·사진)에겐 최악의 코스로 여겨졌을 법하다. 1개 홀에서 아웃 오브 바운즈(OB)를 두 번이나 낸 끝에 무려 11타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지난해 대회 챔피언인 미켈슨은 3라운드 13번 홀까지 2언더파를 기록하며 선두를 5타 차로 추격하고 있었다. 14번 홀(파 5·573야드)에서 버디를 할 경우 선두권 진입을 바라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욕심이 화를 불렀다. 미켈슨은 오른쪽으로 굽은 도그레그 홀을 가로지르기 위해 두 번째 샷을 앞두고 비탈진 경사지에서 하이브리드 클럽을 꺼내들었다. 잘 맞았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공은 코스 옆에 입을 벌리고 있는 OB 구역에 떨어지고 말았다. 또다시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샷을 했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눈깜짝할 사이에 OB 두 방을 내면서 스코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제서야 미켈슨은 하이브리드 클럽을 버리고 5번 아이언을 잡았다. 6타 만에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번엔 7번째 샷이 그린 앞 오르막 경사 턱에 맞고 흘러내려 소나무 밑의 진흙 속에 빠지고 말았다. 철버덕거린 끝에 9타 만에 온그린한 미켈슨은 결국 2퍼트 끝에 기준 타수의 배를 넘는 11타 만에 홀아웃했다.

3라운드 합계 5오버파로 컷 탈락한 미켈슨은 AP와의 인터뷰에서 “내 생애 최악의 스코어다. 매우 실망스럽지만 내년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Q스쿨을 통해 올해 PGA 투어에 뛰어든 양용은(테일러메이드)은 이날 같은 코스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는 깔끔한 플레이로 공동 5위(합계 6언더파)로 뛰어올랐다. 최경주(나이키골프)와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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