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통신요금 깎아준다고? 짠순이 눈이 빛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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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통신요금 인하는 업계 자율에 맡기겠다”고 하자 이에 화답하듯 SK텔레콤과 KT가 최근 새 요금제를 내놨다. 두 회사는 이달 말 정부의 인가가 나오는 대로 다음달부터 새 제도의 가입자를 모집한다. 이들 외에도 KTF·LG텔레콤·CJ케이블넷 등이 올 들어 새 할인상품을 내놨다.

◇새해에 나온 새 요금제는=이동통신 회사인 SK텔레콤의 새 요금상품은 ‘망내 할인 확장판’에 가깝다. 이 회사는 이미 가입자 간 통화료를 50% 깎아주는 망내 할인을 시행하고 있다. 이항수 SK텔레콤 상무는 “새 요금제는 여기에다 가족 구성원이 SKT 고객이면 이들의 합산 가입기간에 따라 기본료를 10~50% 깎아준다”고 말했다. 또 가입 기간이 길수록 높은 망내 할인율을 적용키로 했다.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이면 80%까지도 할인된다.

유선통신 회사인 KT의 요금 인하안은 ‘결합상품 업그레이드’ 형태다. 이병우 KT 전무는 “무엇보다 이전 결합상품들에는 포함돼 있지 않던 일반전화를 기본 사양으로 넣었다”며 “일반전화 시장점유율이 90%인 KT의 유선전화를 결합상품에 포함시켜 더 많은 소비자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또 휴대전화·블넷전화로 빠져나가려는 일반전화 고객을 오래 붙들어 두려는 복안이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휴대전화와 주유를 묶은 할인상품도 나왔다. KTF는 최근 ‘주유할인요금제’를 내놓았다. 월 휴대전화 요금이 2만5000∼3만5000원이면 50L를 주유했을 때 통화요금에서 2500원을 할인해 준다. 월 요금이 3만5000∼5만원이면 월 5000원, 5만~7만원이면 1만원, 월 10만원 이상이면 3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LG텔레콤도 ‘무료통화’ 요금제나 ‘마이레저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 고객이 GS칼텍스에서 주유할 때 전월 휴대전화 요금에 따라 L당 100∼500원(월 50L 한도)을 다음달 통신요금에서 빼주고 있다.

KTF는 또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쇼’에선 해외 자동 로밍이 자유롭다는 점에 착안해 다양한 해외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링크·CJ케이블넷 등 유선통신 회사들은 신규 서비스인 인터넷전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하고 값싼 할인·무료 요금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어떤 요금제를 고르나=올해는 새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라 통신업체들이 자율적인 요금인하 경쟁이 활성화돼 더 많은 요금제와 서비스가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이런 다양한 요금제 중에 소비자마다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상품을 골라내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첫째, 가입자의 나이를 고려한다. 10대는 청소년 요금제, 60세 이상은 실버 요금제가 가장 유리하다. 둘째, 청소년 휴대전화는 부모가 아닌 아이 이름으로 개통한다. 그래야만 값싼 청소년 요금제를 택할 수 있고, 요금 상한제 등 이통사가 제공하는 각종 ‘통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셋째, 통화 스타일을 확인한다. 통화량이 유난히 많으면 기본료가 비싼 만큼 할인 폭도 큰 VIP용 요금제를, 통화량이 적을 땐 기본료를 최소화한 요금제를 택하는 식이다. 또 특정 번호에 전화를 걸 일이 많으면 지정번호 할인 요금제를 고른다. 심야통화·영상통화·문자메시지 등만 집중적으로 할인해 주는 상품도 있다.

장석영 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팀장은 “휴대전화 이용자가 자신의 통화 패턴을 알고 싶으면 정부가 운영하는 ‘이동전화 최적요금 조회’(010.ktoa.or.kr) 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며 “이용자의 성별과 나이, 통화 시간대, 주중·주말 통화 비중 등에 따라 할인 폭이 큰 요금을 찾아준다”고 말했다. 이통 3사의 요금을 모두 조회할 수 있으며 요금에 대한 설명도 검색할 수 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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