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金日成조문관련 발언파문 與野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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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의 발언을 놓고 여야간에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논란은『김일성(金日成)조문파동 당시 우리정부가 취한 태도는 부적절했다』는 金이사장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민자당은 金이사장의 주장을 거듭 공격하고 있다.민자당은 『조문했어야 옳았다는 것인지,북한요구대로 사과하라는 얘긴지 분명히 하라』고 다그치고 있다.민자당은 金이사장의 발언이 남북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민자당은 이 시점에서 金이사장이 왜 조문문제를 들고 나왔는지의아해하고 있다.
조문파동 당시는 잠잠하다가 이 문제를 뒤늦게 꺼내는 데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민자당은 金이사장의 발언을 정계복귀의 수순밟기로 분석하고 있다.이달초 정당공천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극한대립을 벌일때 지자제에 관한 언급에 이어 또다시 정치적인 발언을 한 의도가 눈에 보인다는 주장이다.때문에 24일 오전 열린 고 위당직자회의에서도 민주당과 아태재단을 싸잡아 공박했다.
이춘구(李春九)대표는『아태재단과 민주당은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박범진(朴範珍)대변인은 『아태재단은 민주당의 상원』『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아태재단과 민주당대변인을 겸임하고 있다』고 비아냥거렸다.
민자당은 이 문제를 지방선거의 쟁점으로 삼을 생각이다.좀처럼호재가 없어 고심하던 차에 내심 잘됐다는 판단도 선 듯하다.
○…金이사장측은 정부.여당이 발언을 왜곡.과장해 음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특히 선거 때마다 투표성향을 보수화시키기 위해 용공시비를 일으켜온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보고 있다.
박지원대변인에 이어 아태재단의 정동채(鄭東采)비서실장이 잇따라 반박 성명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鄭실장에 따르면 金이사장이 당시 정부대응이 「부적절했다」고 말한 것은 『우리 정부가 반드시 조문했어야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톤을 낮추었다.
『상중(喪中)에 있는 북한에 대해 모욕적이고 자극적인 태도를취하지는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다.鄭실장은『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정상회담이 무산돼「유감」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런 태도를 견지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화를 위해서는 조문문제와 관련해 「서로 체면을 세울 수 있는 조치」를 하라고 말했지 사과하라고 말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일단 모호하게 이런식으로 문제를 덮어놓고 기회가 되면 다시거론한다는 입장인 듯하다.
더구나「적절한 조치」는 정부가 판단할 일이라며 일단 불을 질러 놓고 기다린다는 자세다.
〈金鎭國.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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