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KT 공천권 신경전-民主지구당정비 特委구성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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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은 23일 『6월 지방선거이후에도 정계에 복귀하지 않는다』고 했다.金이사장은 자신의 남북문제 발언을 놓고 민자당이 정치개입과 연결지어 공세를 취하자 박지원(朴智元)민주당대변인을 불러 이런 입장을 확인 해줬다.
朴대변인은 그러면서 민자당의 제한경선을 형식적인 경선이라고 비난했다.그리고 민주당의 착실한 지방선거준비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사정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않다.민주당은 아직선거대책위 구성을 못하고 있다.민자당과 자민련에 비하면 한발 처져있다.통합선거법 개정안 논란이 매듭될 때만해도 활기를 띤 당내 분위기와 다르다.
이기택(李基澤)총재는 요즘 선거문제에 대해 별로 말이 없다.
그는 金이사장의 전날 연설내용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李총재는 지구당 정비를 위한 조직강화특위 구성을놓고 세차례나 총재단회의를 열었으나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민주당의 사고지구당은 50개.전체의 20%를 넘는다.표면적으로 걸린 문제는 사고지구당 정비를 주관할 특위위원 숫자다.
李총재는「나눠먹기식」을 막기 위해 5명으로 줄이자는 입장이다.반면 동교동계는 9명을 고집하고 있다.여기에는 金이사장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당내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같은 이견차를 들여다보면 조직강화특위 구성문제가 가까이는 8월 전당대회,멀리는 96년 총선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당장 지방선거 공천의 주도권과도 관련돼 계파간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당초 李총재는 지방선거에서 비호남지역의 약진을 통해 당내 입지를 강화할 생각을 갖고있었다.어차피 호남지역이야 동교동계의 아성이다.그러나 서울시장 후보영입은 물론 인천.경기등 수도권에도 金이사장의「金心」이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 李총 재의 고민이있다. 반면 동교동계를 비롯한 부총재들은 이런 李총재를 견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동교동쪽은 지방선거를 총선과 대선 승리의 첫 단추라고 공공연히 규정해왔다.공천권 행사등 지방선거의 주도권을 마냥 양보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그런 점에서 지구당 정비문제는 지방선거공천에 앞선「金心」과 李총재간의 전초전이라는 측면이 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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