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예>"콜롬보"피터 포크 억척노인으로 깜짝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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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형사콜이롬보」 피터 포크(67)가 1백7세 노인으로 깜짝 변신을 했다.
최근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룸메이트』(Roommates)에서 포크는 「대쪽같은」 성품을 지닌 폴란드 이민 1세로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조차 『피터 포크가 나온다더니 어떻게된 거냐』고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라고 한다.
그가 맡은 역할은 피츠버그 제빵회사의 최고령 제빵사 로키 홀리첵.조실부모한 손자 마이클을 직접 키워 훌륭한 의사로 키워낸억척같은 노인으로 그의 표현에 따르면 『마음이 좁고 고집이 세며 성질이 불같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부처님 같은 지혜를 발휘하는』 인물이다.
인기작가 막스 애플의 89년도 베스트셀러 수필집을 원작으로 한 『룸메이트』는 할아버지와 30대 손자간의 이야기를 통해 「오래된」 삶의 지혜를 얘기하고자 한 가족드라마다.
정사 신이나 액션.특수효과등 눈길끌만한 요소가 전혀 없는 잔잔한 영화지만 흥행이 어려우리라는 예상을 깨고 3주째 주간흥행상위권에 올라있다.
자신의 실제 나이에 8살을 보탠 75세부터 1백7세까지를 소화해야 하는 포크는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머리와 저승꽃,주름투성이의 얼굴분장을 위해 무려 80시간을 소비했다고 한다.
피터 예이츠 감독은 『피터 포크는 콜롬보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다양한 역할을 해보는데는 오히려 걸림돌이 된 것 같다』며 『콜롬보가 1백7세 노인 역을 하리라고는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고 반문한다.
실제로 포크는 60년 『살인주식회사』(Murder,Inc.),61년 『한주머니의 기적』(Pocketful of Miracles)으로 아카데미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되는등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70년대의 TV시리즈 『형사 콜롬보』가 엄청난 인기를모으면서 20년 넘게 형사이미지로 굳어졌다.
그를 다시 진지한 연기파 배우로 인식시킨 영화는 빔 밴더스의88년도 독일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그후 출연제의가 늘었지만 「콜롬보」에 대한 애정은 버리지 못하는듯 『룸메이트』촬영 틈틈이 ABC-TV의 연말특집영화 『형사 콜롬보 』를 찍었다.
李 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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