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곽윤기 “500m는 내게 맡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한국은 쇼트트랙 강국 소리를 듣지만 단거리(500m)는 유독 약하다. 19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지난 네 차례의 올림픽을 통해 남자 500m 금메달은 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때의 채지훈이 유일하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막내 곽윤기(19·신목고3·사진)는 취약 종목인 단거리의 차세대 기대주다.

곽윤기는 4일(한국시간) 캐나다 퀘벡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41초403에 결승선을 통과해 찰스 헤멀린(캐나다·41초509)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곽윤기는 이날 열린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해 2관왕을 차지했다.

올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곽윤기는 안현수·이승훈(이상 한국체대), 송경택(고양시청), 이호석(경희대), 성시백(연세대) 등 선배들에게 밀려 6위를 했다. 1~5위는 전(全) 대회에, 6위는 월드컵에만 출전한다. ‘반쪽짜리’ 태극마크다. 월드컵에서도 선배들에게 메달 가능성이 큰 1000, 1500m를 양보하고 대신 500m에 출전했다.

곽윤기는 목원초 1년 때 비염을 고치려고 스케이트를 처음 신었고, 재능을 보여 지금까지 오게 됐다. 곽윤기는 “집에서 목동 아이스링크가 가까웠기 때문에 스케이트였다”고 말했다. 집 근처에 수영장이 있어 천식을 고치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던 박태환(경기고)과 비슷하다. 슬개골 골절로 시즌을 마감한 안현수의 불행이 곽윤기에게는 행운이 됐다. 안현수의 대타로 세계선수권(3월 7~9일·강릉)에 출전하게 됐기 때문이다. 곽윤기는 “열심히 해서 현수형을 능가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