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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天火同人괘-사리를 분별하고 포용하는마음자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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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위쪽의 하늘로 아래쪽의 불기운이 올라가 기운이 합쳐지는 상으로,불은 태양의 상으로 한마음 한뜻이 되니 괘명은 뜻을 같이 하는 동인(同人)이 된다.사람과 뜻을 같이하는 것이 동인이므로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고,또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당한 방법이어야 한다.마치 하늘에 해가 떠서 밝게 비추듯 광명정대한 마음으로 사리를 분별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부가 동인하면 가정이 화합되고,가정이 동인하면 사회가 화합하며,사회가 동인하면 나라가 화합하고,나라가 동인하면 세계가 화합하여 결국 우주 만물이 화합하게 된다.따라서 군자는 이 동인괘의 상을 본받아 각 종류와 족속을 분별해 적재 적소에 나누어 놓을줄 알아야 한다.
공자께서는 동인괘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효와 오효의 만남을 설명하시며『비록 두 사람의 마음일지라도 합심하면 쇠를 끊는다.또두사람의 동일한 마음은 향기로움이 난초와 같다』고 하셨다.
공자의 말씀 중에서 「쇠를 끊는 동심(同心),난초와 같이 향기로운 동심」이 되자고 금란계(金蘭契)라 부르며 영속할 것을 약속하기도 한다.그러나 오래되지 않아 삐치고 성내고 하여 계가깨지면 「군자의 마음은 깊고 넓어 맑기가 물같다 (淡水)」고 하면서 담수계(淡水契)를 맺는다.이 모든 것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고 명칭에만 연연하기 때문에 그렇다.
동인괘를 배울때 선생님께서『인간사회란 사람이 어울려 사는 것이다.그러므로 어떻게 어울리느냐가 문제다.유유상종으로 끼리끼리모이는데 발을 잘못 디디게 되면 근묵자흑(近墨者黑.먹물에 가까이 있으면 먹물이 묻게 된다)이란 말과 같이 나 도 모르게 물든다.그래서 저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가를 알려거든 사람의 벗을보라 했다.요사이 공산당이니,무슨 당이니 하고 각자 사상과 취향대로 모이지만 너희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동인을 잘못하면적게는 자기 개인을 망치고,크게는 국가를 망친다.반면 잘하면 입신양명하며 나라를 부흥케 한다.선한 사람만 모여 안심하고 고루 잘사는 대동사회(大同社會)가 되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하셨다. 이러한 동인괘를 각 효별로 살피면 다음과 같다.
초효는 떳떳하게 문밖으로 나아가 인품과 능력을 사람들 앞에 내놓고 동인하니 아무도 허물할 사람이 없다.이효는 유일한 음효다.음으로서 다섯양과 상응해야 하니 절친한 효하고만 동인하지 말고 두루 동인해야 한다.
삼효는 강한 힘만 믿고 옆에 있는 음효를 탐낸다.그 음효와 정당한 배필인 오효를 차단하고자 군사를 숲속에 매복시키고 일전을 불사하다 패한다.사효 역시 음효를 탐해 오효와 싸우려 하다부당함을 알아 포기하니 길하다.오효는 배필인 이 효를 만나려 하나 삼효.사효가 방해하여 쉽게 만나지 못해 호소하며 운다.그러나 사필귀정으로 제짝과 만나게 되어 즐겁게 웃는다.
상효는 인적이 드문 교외에서 홀로 사니 잘못될 일도,잘될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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